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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작년 여행을 떠올리면 유난히 기억이 많이 나는 부분이 있다. 작년에 네팔에만 2개월을 있었고 카트만두 타멜에 오래 지냈다. 포카라와 룸비니 일정이 다 끝나고 카트만두로 돌아왔을 때 타멜에 짐을 풀었었다. 그러다 랑탕 트레킹을 다녀와서 쉬다가 또 쿰부 트레킹을 다녀와서 쉬었다. 그러니까 타멜에 꽤 오래 있었는데 그때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들었다. 그 생각이 무척 많이 난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알게 된 것은 한 2~3년 전으로 노래의 명성에 비하면 너무 최근이다. 작년 타멜에서 불현듯 이 노래가 생각나서 듣기 시작했다. 내용이 마치 카뮈의 이방인 같다는 생각을 했다. 웃긴 것은 난 보헤미안 랩소디는 정말 좋아한 반면, 대학교 때 읽은 이방인은 뭐 이런 이상한 책이 있냐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이걸 명작이..

드디어 미련 없이 네팔을 떠납니다. 4월 23일에 루클라에서 카트만두로 왔고 내일인 4월 28일 콜카타 갑니다. 이틀 잔 후 4월 30일에는 아쌈 주의 주도인 구와하티로 비행기를 타고 갑니다.구와하티에서 아루나찰 프라데시로 올라갈 거고요, 퍼밋 신청을 위한 업체 연락은 어제오늘 다 해놓았습니다. 5월 첫째주 중 퍼밋이 나오면 바로 타왕으로 올라갑니다. 대체 몇 년동안 구글 지도에 별표로만 찍혀 있었는지. 실현이 드디어 목전입니다.콜카타에 있는 동안은 친구를 만나려고 합니다. 2019년에 히마찰 프라데시의 심라 여행 중에 호스텔 방을 같이 쓴 친구인데, 공학을 전공하고 선생님으로 일하다가 자기 사업을 일으킨 사람입니다. 라다크나 시킴 같은 히말라야 설산 지역을 좋아하는 것이 저랑 여행지 취향도 비슷합니다...

오늘까지 카트만두 6박 숙박비를 치렀다. 하루에 1만 5천원이라 1만원으로 줄이고 싶은데 짐을 풀고 나니 알아보기가 번거로웠다. 주인 가족들도 엄청 인자하셔서 그냥 있어야겠다. 숙박비를 치렀다는 것은 이동이 있다는 것인데 도대체 어디로? 뻔하지만 사가르마타 국립공원이다. 그러니까 쿰부 3패스 트렉을 하러 간다. 약 17일간의 일정이다. 비자를 연장해 놓았고 동행과 가이드도 구해서 돈을 다 치렀으며 짐도 다 싸놓았고 오늘 새벽 1시에 차 타고 경비행기 타러 출동한다. 세계에서 제일 위험하다는 그 루클라 공항으로 날아간다. 이번 짐은 랑탕 트렉 짐에다가 등산바지 한 벌과 윈터 장비를 조금 추가했다. 안나푸르나 서킷 때와 거의 비슷하지만 이번엔 공짜로 빌릴 데가 없어 몇 가지를 그냥 구매했다. 최고 고도 55..

이 글은 4월 3일 수요일에 대한 내용을 4월 4일 한낮에 쓰고 있는 것으로 아마 4월 4일 내용을 포함하게 될 것입니다. 그냥 도시에서 노는 날은 별다른 게 없어서 매일 쓰는 거 좀 지장이 있네요 ㅋㅋㅋㅋ 4월 3일 수요일에 한 일 * 셰르파와 고산등반에 대해 현지 조사를 하신 분께 연락드려 에이전시 문의 * 피자 1판 흡입 * 티베트 북스토어에 가서 도서 대량구입 후 그동안 부탄과 네팔에서 산 다른 책들과 다함께 총 10kg을 한국으로 부침 * 타멜 거리에서 3패스 트렉 견적 문의 * 도삭면 사먹고 숙소로 복귀 이날은 아침 일찍 한국의 지인 분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예전 번역일을 할 때 편집장님이시자 셰르파와 고산등반에 대해 현지 조사를 하신 분입니다. 이 분께 현재 네팔에 있음을 알리고 잘 알고 계..

여섯째날은 첫째날 잔 붓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랑탕이 진짜 좀 아쉽긴 한 게 그냥 올라갔다가 그대로 같은 길로 돌아온다. 물론 약간 변화를 줘서 셰르파가온 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는데 나는 그냥 좀더 빨리 가려고 같은 길로 내려와 버렸다. 올라갈 때 들렀던 티베트 난민 캠프에 들러서 할아버지한테 인사도 하고 하여튼 무난무난하게 복귀함. 카트만두로 돌아가는 버스는 다음날 아침에 있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에 하루 자면서 오랜만에 풀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음. 이튿날 버스에서 지프로 한번 바꿔 타고 낮 3시쯤에 카트만두 타멜의 숙소로 무사 복귀했다. 바로 빨래를 정리해서 맡기고 밖에 나가서 피자 한 판을 벌컥벌컥 마셨으며 감기 기운이 있어서 맥주는 초인적인 의지로 참은 다음 티베트 북스토어에 가서 ..

새벽부터 일을 많이 했다. 새벽에 퇴직금 입금 에러 메시지가 왔다. 곧 증권사 전화도 왔다. 전화 받으러 도미토리 방 밖으로 잠깐 나왔다가 전화 몇 번 하고 해결을 했는데 방문이 잠겼다. 사람 자는 방 두드리기 미안해서 못 들어가는 김에 돈 생각을 했다. 또 지금 한국 놀러와 있는 독일 친구가 회식장소 문의를 해왔길래 몇 알아보고 보내주었다. 사정상 이번 퇴직금 계좌는 깨야 한다. 전액 말고 일부만 깨면 돼서 사전에 IRP 계좌를 추가로 하나 더 만들어 놨었다. 근데 퇴직금을 받고 보니 뭔가뭔가 설명이 귀찮은 사유로 한 개 계좌에 입금되어서 전액을 다 깨야 되는 상황이 되어 세금이 많이 나올 예정이다. 욕 나온다 무슨 이렇게나 떼어 가냐. 날강도 수준이다. 며칠 전에 태극기 펄럭 했던 거 취소한다. * ..

6시 버스.. 18시 도착.. 네팔은 길이 너무 어메이징하게 안좋은 나라다. 버스 안에 앉아있으면 노면 요철 때문에 엉덩이가 뜬다. 놀이기구 같다. 타멜에 도미토리 숙소를 일단 하루만 했다. 따뜻한 물이 안 나오고 지금 와이파이도 안 돼서 킹받아서 내일은 근처 1인실로 옮기든지 좀 대책 강구를 해야겠다. 저녁부터 먹고 타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티베트 투어를 알아봤다. 포카라에서 안내받은 것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보이며 약간 더 싸다. 여기는 업체가 밀집된 여행자 거리라서 경쟁이 치열하여 설명이 상세하고 친절했다. 인도 3개월 돼가서 나와야 할 때쯤 원격으로 문의할 수 있도록 말 잘 통하고 경험 많은 업체를 찾아두자는 목표는 바로 이뤘다. 랑탕 트렉도 같이 알아봤는데 7일 코스에 식사 3끼까지 다 포함된 올..

일찍 잠이 깨서 포카라까지 이동 방법을 알아보았다. 대부분 타멜까지 가서 버스 타는 방법만 나와있길래 보다나트에서 바로 가고 싶어서 숙소에 문의하였다. 친절한 숙소 주인 아들이 보다나트부터 포카라까지 가는 버스표를 예매해 주었고 가격은 1200루피였다. 아침 6시 45분 버스인데 인도 네팔 특)은 버스 승차지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걍 대충 길거리 아무 데나 세우고 중간에 지점을 바꿔 버리기도 한다. 짐이 무거워 뛰기도 어려운데 그래 버리니 버스 타러 갈 때마다 참 긴장이 된다. 방금 전에 표를 전달받았고 정확한 승차 지점과 버스 번호와 색깔까지 확인해 놨으니 내일 아마 괜찮을 것이다. 주인 아들이 기사에게 전화해서 직접 확인해 주어 너무 고맙다. 아침엔 숙소에서 도보 거리에 있는 파슈파티나트 사원..

다니며 노느라 바빠 글이 밀린다. 미뤘다 쓰면 날아가는 기억이나 감정이 많다. 그렇다고 매일 쓰자니 워낙 벅차기도 하고 날짜라는 틀에 구속되는 게 영 별로이기도 하다. 걍 쓰고 싶을 때 쓰는 게 제일인데 내가 부탄은 나름 진지하게 관심이 가는 지역이라 사소한 것 하나 놓치고 싶지가 않았고 글 하나 쓸 때 찾아볼 것도 많았고 해서 참 만만치가 않았다. 아직도 한참 덜 썼다. 그래도 이제부터는 자유 일정이니 그저 생각나는 대로 휘갈기거나 아예 기록을 건너뛰고 그저 소요하는 날도 있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카트만두는 지금 비가 온다. 물웅덩이가 이곳저곳 생겨 있고 구정물이 흐른다. 내일도 이렇게 비가 온다면 포카라 가는 것은 미루고 그냥 주로 방에 있는 것이 낫겠다. 여긴 비행기 사고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