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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ebird 2021. 5. 24. 00:46

 

종교가 없는데도 구약성경의 전도서를 읽게 된 것은 조지 오웰 <정치와 영어>에서 본 전도서에 대한 극찬과 Hanson의 Mmmbop이라는 유명한 노래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한번 찾아읽고 나서 그 묘한 매력에 빠져들어 꽤 자주 들추어 보고 있다. 친구에게 성경은 왜 이렇게 말이 예스럽냐고 했더니 고맙게도 일상어로 쓰인 읽기 쉬운 성경을 선물해 줘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전도서는 과연 성경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현실적인 내용이라 이질감이 별로 들지 않는다. 나는 종교가 없고 영혼은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게 불확실하고 허무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무언가에 맡긴다'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싶다. 그래서 내가 꼽은 좋아하는 문구에 아이러니하게도 전도서와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이 같이 등장한다. (러셀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책을 썼음) 

 

 

오늘 오랜만에 또 읽다가 눈길이 멈춘 부분들. 상당히 현세적이다. 심지어 인간의 영이 하늘로 올라가는지 어떤지 누구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할 정도다. (성경 맞음?)

 

인간의 영이 하늘로 올라가는지, 짐승의 영이 땅으로 내려가는지, 누구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하는 일을 즐겁게 감당하는 것이 최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것이 우리의 몫이다. 인생에 그 외의 다른 것이 있을까? (전도서 3:22)

 

혼자서는 무방비 상태이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그 어떤 것에도 맞설 수 있다. 친구를 하나 더 만들 수 있는가?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전도서 4:12)

 

생명을 붙잡아라! 신나게 빵을 먹고 힘차게 포도주를 마셔라. 그렇다. 네가 기뻐할 때 하나님도 기뻐하신다! 아침마다 축제옷을 입어라. 깃발과 스카프를 아끼지 마라. 네 위태로운 인생에서 사랑하는 배우자와 함께하는 하루하루를 즐겨라. 하루하루가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것이 생존이라는 노고의 대가로 받는 전부다. 하루하루를 최대한 잘 사용하여라! 무슨 일이 닥치든지 꽉 붙잡고 감당하여라. 성심성의껏! 지금이 네가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유일한 기회일 수도 있다. 너는 죽은 자들이 있는 곳으로 날마다 가고 있으며 그곳에는 할 일도, 생각할 거리도 없기 때문이다. (전도서 9:7~10)

 

빠르다고 경주에서 늘 이기는 것도 아니고 힘세다고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아니다. 지혜롭다고 만족을 얻는 것도 아니고 똑똑하다고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며 학식이 높다고 품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조만간 우리 모두에게 불행이 닥친다. (전도서 9:11)

 

빵이 있는 곳에 웃음이 있고 포도주는 인생에 생기를 더한다. 그러나 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것은 돈이다. (전도서 10:19)

 

재산을 쌓아 두지 말고 주위에 나누어 주어라. 남에게 고마운 사람이 되어라. 오늘 밤이 마지막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전도서 10:20)

 

젊은이여, 네 젊음을 잘 선용하여라. 네 젊은 힘을 즐거워하여라. 네 마음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 보아라. 좋아 보이는 것이 있거든 그것도 추구해 보아라. 그러나 네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일이 다 괜찮은 것은 아니며, 네가 추구한 모든 일을 하나님 앞에서 남김없이 해명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전도서 11:9)

 

한곳에 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살아라. 젊음은 영원하지 않다. 연기처럼 금세 사라져 버린다. (전도서 11:10)

 

 

이번 주말은 신나게 게임한 다음 패잔병처럼 자고, 하루는 밤 새고, 나가서 술 마시느라 목표한 공부량을 채우지 않았다. 그러다가 전도서 마지막 부분에서 위안을 얻었다 ㅋㅋㅋㅋ

 

친구여, 이 밖의 것에 대해서는 너무 무리해서 연구하지 마라. 책을 출판하는 일은 끝이 없고, 공부만 하다 보면 지쳐서 공부밖에 못하는 사람이 된다. 나는 할 말을 다했고 결론은 이것이다.

 

하나님을 경외하여라.

그분이 명하시는 대로 행하여라.

 

명하시는 대로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힘차게 빵을 먹고 포도주를 마셨으며 세 겹 줄을 강화했읍니다... ^오^... 다음 주에는 일도 많고 밀린 강의도 끝내고 시험 공부도 시작해야 하는데 무슨 일이 닥치든지 꽉 붙잡고 감당해보자. 이번 주 게으름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참고

 

bible.com의 전도서 전문

이전에 쓴 Mmmbop 관련 글

조지 오웰 <정치와 영어>에 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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