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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 이 글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배포, 인용, 내용 변경 전에 글 하단의 CCL 아이콘과 안내문(http://bravebird.tistory.com/359)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불펌 발각 시 엄중대처합니다. ** 21일 오후에 홍콩 행정부에서 중요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안 그래도 지지도가 낮은 렁춘잉 행정장관은 이제 정말 사면초가에 몰린 듯하다. 배경을 간단히 짚어보자면, 홍콩은 주거난이 심각한 인구밀도 과잉 도시다. 홍콩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신계에 있는 Yuen Long(元朗)의 Wang Chau(橫洲)라는 지역에 17,000호 규모의 공공주택 단지를 지으려고 계획해 놓았다. 그런데 그 규모가 4,000호로 축소되더니 개발 위치도 그린벨트 지역으로 바뀌어 버렸다. 게다가 입지 변경 때문..
올해 6월 초 백야 때 스톡홀름이랑 같이 상트페테르부르크도 갔었는데 이제 올린다. 나는 글쓰는 데 진짜 게으르고 특히 여행기 같은 사사로운 이야기는 길게 못 쓴다. 정말로 아름다운 곳에서 잘 놀고 푹 쉬다 왔으니 지금 와서 글로 남기든 말든 아무런 관계 없지만, 사진첩 정리하다 보니까 홀랑 까먹기 전에 조금 남겨놓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네 번째 상트페테르부르크였다. 회사 사람들은 왜 자꾸 러시아를 가냐고 하기 때문에 그냥 스톡홀름 갔다왔다고 했다. 임원 한 분이 내가 러시아 다니는 걸 희한하게 여겨서 소문을 내신다. 사적인 대화 한 마디 해본 적 없는 옆팀 팀장이 그 분한테 들었는지 워크샵에서 갑자기 "그렇게 러시아가 좋으면 주재원 하나 잡아요. 내가 보기에 주재원 와이프가 팔자 최고야." 이러길래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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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배포, 인용, 내용 변경 전에 글 하단의 CCL 아이콘과 안내문(http://bravebird.tistory.com/359)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불펌 발각 시 엄중대처합니다. ** 0. 들어가며 벌써 3분기도 거의 막바지입니다. 올해 목표들은 점검해 보셨나요? 저는 관심사 하나를 쉽게 설명하는 글을 써서 웹상에 올려 보자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재밌어 하는 것들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면 좋겠고 코멘트도 들어 보고 싶었거든요. 마침 흥미를 끄는 일이 있어서 그걸 이곳에 써보려고 합니다. 바로 홍콩 입법회 선거입니다. ▲ 홍콩 입법회 건물 9월 4일 일요일은 홍콩 입법회 선거일이었습니다. 저는 홍콩영화 팬이 됐던 10년 전부터 홍콩에 관심이 많습니다. 잊을 만하면 홍콩..
** 이 글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배포, 인용, 내용 변경 전에 글 하단의 CCL 아이콘과 안내문(http://bravebird.tistory.com/359)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불펌 발각 시 엄중대처합니다. ** 홍콩 입법회 선거 결과가 나왔다. 야권의 약진이다. 홍콩 입법회의 야권은 다수파인 친중파를 제외한 범민주파와 홍콩 독립파를 말한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은 지역구 35석 중 19석을, 간선 직능대표 30석 중 8석을, 직선 직능대표 5석 중 3석을 확보했다. 총 70석 중 30석으로 42.8%의 점유율이다. 그간 야권은 친중파가 의결정족수인 2/3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최소 24석 확보를 목표로 했는데, 이를 크게 뛰어넘은 성적이다. 출처: 홍콩 빈과일보의 선거 결과 페이지 建制: 친중파,..
** 이 글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배포, 인용, 내용 변경 전에 글 하단의 CCL 아이콘과 안내문(http://bravebird.tistory.com/359)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불펌 발각 시 엄중대처합니다. ** 홍콩 입법회 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고(220만명, 58%)를 기록했다. 2012년도의 198만명, 53%보다 5%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2014년 우산혁명을 보고 겪은 후 이번에 투표권을 처음 얻은 젊은 세대들이 적극 참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본래 투표 마감시간은 밤 10시 30분이었으나, 타이쿠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준비 미흡으로 익일 새벽 2시 30분까지 시한이 연장되었다. 가급적 관망하다가 표가 더 필요한 후보를 찍으려는 유권자들도 있고 투표하려는 사람 자체가 많아서 마감시간이 다..
보려고 노리고 있던 전시인데 마지막 날에 드디어 사수했다. 작년에 러시아 고고학자 빅토르 사리아니디의 틸리야 테페 발굴 이야기를 우연히 접한 적이 있는데, 오래지 않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를 해주길래 신기했다. 이 사리아니디의 아프가니스탄 박트리아 유적 발굴에 대해서는 《보물 추적자》라는 책의 첫 번째 챕터에 재밌게 잘 쓰여 있다. 참고로 두 번째 챕터는 중국령 투르키스탄(신장)과 둔황의 실크로드 유물을 가져간 열강 탐험가들 이야기다. 홀이 하나뿐인 크지 않은 전시실에서 열린 특별 전시였는데 볼거리는 풍부했다. 인터넷 사이트와 앱을 통한 무료 오디오가이드도 큰 도움이 됐다. 가장 봐둘 만한 건 틸리야 테페 고분군에서 나온 금관. 국사책에서 익히 봤던 신라나 가야 금관이랑 상당히 비슷하다. 둘 사이에 구..
런던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런던브리지, 타워브리지 근처를 구글지도로 살펴보다가 Monument라는 지하철역을 발견했다. 무슨 기념물인가 해서 근처를 찾아봤더니 Monument to the Great Fire of London이 있었다. 마침 8월 15일 월요일에 런던브리지 남쪽에서 저녁 약속이 있어서, 그 전에 근처의 세인트 폴 대성당과 테이트 모던 갤러리, 런던 타워, 타워브리지를 죽 보고 나서 이 마뉴먼트를 찍고 런던브리지를 건너 내려가기로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했다. 이 마뉴먼트는 1666년도의 영국 대화재 이후 런던 재건을 기념하기 위한 높은 탑이다. 올라가보진 않았지만 소정의 돈을 내면 위로 올라가서 런던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1666년도의 런던 대화재는 옛날 영문학개관 시간에 Nor..
만일 대영박물관의 서가에서 진실을 찾을 수 없다면 진실은 과연 어디 있겠느냐고 나는 공책과 연필을 집으며 자문했지요. (...) 회전문이 휙 열리자 거대한 둥근 천장 아래로 들어서게 되었지요. 나 자신이 마치 일단의 유명한 이름들로 화려하게 에워싸인 거대한 대머리 속에 들어간 한 가지 사소한 생각처럼 느껴졌습니다. 카운터에 가서 종이 한 장을 받아 들고 도서 목록을 펼쳤지요. 그리고 . . . . . 이 다섯 개의 점은 망연자실하고 어리둥절했던 그 오 분을 각각 나타내는 겁니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중에서 영국도서관에 들어섰을 때의 어안이 벙벙했던 느낌은 이 정도면 전해질까. 거대한 메인 홀의 중앙부 몇 층이 저렇게 장서로 가득차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영박물관 부속도서관과 다른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