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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이 블로그에는 아주 눈엣가시같은 글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 제일 대표적인 것은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읽고 쓴 글이다. (bravebird.tistory.com/355)정말 감명 깊게 읽은 책이지만 도대체 어떤 부분이 내 일상의 무슨 구체적인 조각을 건드렸는지 얘기하는 데 실패했다. 개인적인 인상을 구체적인 글로 번역해내는 데는 원래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해를 도울 에피소드나 이미지를 찾아내서 아이디어와 연결시키고, 생각을 다듬고 단어를 골라가며 글을 여러 번 수정하는 엄청난 노동이 필요하다. 그런 노역은 귀찮아 전부 생략했기 때문에 저 따위가 된 것이다. '좋은 차와 번듯한 집 이거 진짜 원하는 건가?' 하는 뻔하디 뻔한 하품나는 생각이 그나마 저 글의 중심 생각인 듯 하다. 그런데 '개인주의'와 ..
계절 바뀌는데 입을 바지가 없어서 퇴근길에 잠깐 사러 갔다. 한번 옷가게를 가면 다른 것도 죽 살펴보고 입어도 본다. 당장은 살 마음이 없는 옷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감을 잡아보려고 한번 입어본다. 살 옷이랑 매치시킬 만한 건 뭐 있는지 꼭 물어보고 걸쳐본다. 최대한 조합해서 다양하게 써먹어야 하니까. 어제는 와 이건 뭐 세련되고 우아하기가 그지없는 올블랙 롱 원피스가 있어서 입어봤다. 소재도 디자인도 절제미가 있는 훌륭한 기본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잘 살펴보니 보통 옷이 아니었다. 앞 중간부분이 깊이 수직 절개돼 있고, 갈라져 보이는 안에는 비치는 검정 슬립이 들어있었다. 코피 빵!! 그냥 입고 서있으면 심플한 옷인데 저런 반전이 숨어있는 것이다. 옷이 이 정도는 돼야 입는 재미가 있다. 메..
** 이 글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배포, 인용, 내용 변경 전에 글 하단의 CCL 아이콘과 안내문(http://bravebird.tistory.com/359)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불펌 발각 시 엄중대처합니다. ** [알립니다] 범중화권 뉴스서비스 시작…‘통신원 스페셜’ 연재 (http://www.ajunews.com/view/20170622064159192)지난 8월 25일에 야우와이칭 & 식스투스 바지오 렁 최종심이 있었습니다. 취임식에서 중국정부를 원색적으로 욕해서 제명당한 입법위원인데 예상했듯 당연히 모가지가 날아갔고요 벌금도 한화기준 몇십억 단위로 엄청납니다. 너무 뻔한 소식이지만 그래도 업데이트 하려고 밀린 기사를 쭉 보다가 아주경제의 이 코너를 이제서야 알았는데 강추입니다. 일단 홍콩은..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쓴 Let My People Go Surfing 책을 주말에 다 읽었다.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 브랜드 회사인데 평소에 옷 잘 만든다고는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더 멋지다. 나는 비즈니스 월드에 대해서 대체로 삐딱한 생각이다. 직접 몸을 담게 되면서 좀 바뀌긴 했어도 이 두 가지 생각은 그대로다. (1) 이런 물건 없어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데 자꾸 없는 욕망까지 조장해서 팔아 먹는다. (2) 이렇게까지 일 안해도 생존에 문제가 없는데 수당도 안 줄 거면서 쓸데없는 트집을 잡아 퇴근을 안 시킨다. 이런 인상이 뿌리가 박혀 있다. 사실 이젠 나도 그 일부가 되었음을 인정하기 때문에 시장의 압박이라든지 인간의 어리석음^O^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곳이 세상에 어딨겠는가 싶고..
안네 프랑크의 집. 이번 휴가 때 사진 거의 찍지 않았다. 그나마 남은 것도 다 발로 찍은 것 같다. 뭐 구글 검색하면 좋은 사진 천지니까 골라잡으면 되므로 상관 없음. 여하간 친구랑 따로 일정을 잡았던 이날, 오전 내내 암스테르담 유대인 지구를 구경하고 저녁 때 마지막으로 안네의 집을 찾았다. 줄이 엄청나게 길어서 들어갈 생각은 애초에 접었다. 운하변에서 안네의 일기를 읽으며 안네의 창문이랑 맞은편 건물을 하염없이 쳐다보다 왔다. 안네가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을 풍경.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안네의 일기를 마저 읽다가 목이 메어서 잠깐 울었다. 안네는 어처구니없이 밝고 씩씩한 사람이었다. 책 반납 전에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워서 그 자리에 앉아서 베껴 적고 반납했다. 범우사 책이었음. 안네는 굉장히 영리한..
아우구스투스 프레데릭 루돌프 회른레: 1821년 인도에서 태어남. 독일계 성공회 선교사의 아들. 런던에서 산스크리트어를 배웠고, 당시 영국령 인도의 수도였던 캘커타에서 학문 연구. 인도 고문서 해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다. 영국 편에서 고문서 수집 경쟁에 참여했다. 희대의 고문서 위조범인 이슬람 아훈에게 깜빡 속는 바람에 뻘논문까지 쓰게 되지만, 동료 학자들이 슬쩍 넘어가줌. 개이득~ (오렐 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클릭)바우어 고사본 일부. 위키피디아 펌. (이미지 클릭) 바우어: 인도 육군 정보부 장교. 스코틀랜드 탐험가인 앤드루 댈글라이쉬(Andrew Dalgleish)를 청부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수색하던 중, 굴람 카디르라는 현지인으로부터 51매의 자작나무 껍질로 된 문서를 사서 캘..
8시 출근 23시 퇴근 24시 집도착;; 그건 둘째치고 일 내용 자체에 대해서 관심이나 의욕이 없고 수동적인 자세라 요즘 하는 일이 정말 발퀄인 것 같다. 매너리즘 쩐다. 만사 귀찮다. 묻는 말에 대답도 깔끔하게 못 하겠고 왠지 모두들 앞에 바보가 된 것 같고 스스로 한심하다. 회사 다니면서 뭘 배웠는지 묻는 글에 댓글로 대답한 적이 한번 있다. 오랜만에 접속해서 그 댓글을 한번 읽어봤다. 2014년에 적은 것이다. 말은 참 기가 막히게 잘해요..ㅋㅋ... 이래서 글쓰기는 자꾸 경계하게 된다. 어눌해도 좋으니 행동이 꽉찼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훌륭한 동료들이 주변에 꽤 있다. 나는 갈 길이 먼 사람이지만 보고 배울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어디서든 배울 점은 찾을 수 있음. 잘하지 못하는 시절에도 ..
** 이 글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배포, 인용, 내용 변경 전에 글 하단의 CCL 아이콘과 안내문(http://bravebird.tistory.com/359)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불펌 발각 시 엄중대처합니다. ** 홍콩 신계의 유력인사 라우웡팟(劉皇發, Lau Wong-fat)이 7월 23일 일요일, 향년 80세로 별세했습니다. 하반기에는 마침 신계를 한번 파보려는 중이었는데 라우웡팟은 그 서막으로 더할 나위가 없는 인물입니다. 출처: http://en.bpahk.org/tag/transport/ 라우웡팟은 홍콩 신계 원거민의 대부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신계는 1898년에 제2차 북경조약을 통해 영국에 99년간 조차된 땅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1997년 7월 1일 홍콩 반환일에는 사실 이 신..
** 이 글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배포, 인용, 내용 변경 전에 글 하단의 CCL 아이콘과 안내문(http://bravebird.tistory.com/359)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불펌 발각 시 엄중대처합니다. ** 7월 14일, 홍콩 고등법원 원소법정(Court of First Instance)에서 본토파 의원 4명의 자격을 추가로 박탈하기로 판결했습니다. 이 4인은 아래 사진의 중간에 있는 네 명으로 왼쪽부터 차례대로 에드워드 이우, 네이선 로, 렁쿽훙, 라우시우라이입니다. 이들은 모두 홍콩의 자치, 혹은 더 급진적인 경우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로컬리즘 분파에 속합니다. 크게는 민주파와 함께 범민주파를 형성하여 여권인 친중파를 견제합니다. 판결 사유는 이 넷이 작년 입법회 취임 선서에서 주어진 ..
현재상황: 문 닫음 ㅡㅡ 만네르하임 박물관 금토일만 여는 거 확인하고 일요일에 오기로 계획 짰었는데 미친!!! 까먹음!! 중국 정부에서 갑자기 영공 통제를 해서 인천 출발이 7시간이나 지연됐다. 환승지 모스크바엔 자정에 도착해서 하염없이 기다린 끝에 겨우 방을 배정받고는 새벽 쪽잠을 잤다. 일요일 오후에야 헬싱키를 도착했다. 짐 풀러 갈 시간도 없어서 중앙역 코인로커에 짐을 넣어놓고, 부랴부랴 가까운 곳부터 다니다가 금토일만 오픈인 걸 잊어버림. ㅡㅡ 헬싱키 재방문 각. ㅡㅡ 날씨도 좋은데 좀 빡친다. 트럼프 뻐큐 시진핑 뻐큐 으아아앜!!!!!!!!!!!!! 싸드의 나비효과가 왜 나에게 이런 식으로???!!??!!?????? 이게 다 박근혜 때문이야!!!!! 박물관 가는 길은 항구를 지나는 아름다운 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