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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2012년 3월 17일이었던가. 눈 덮인 자금성과 북해공원을 굽어보기 위해 아침 일찍 경산공원을 찾았다.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장엄하고도 낭만적인 곳.
휴가 어디 갈지 고민하던 중 스톡홀름에 실크로드 관련 박물관이 있다는 말이 기억났다. 검색하다가 우연히 찾은 읽을거리, Fraternity on the Silk Road: The Relationship of Aurel Stein and Sven Hedin. 오렐 스타인의 약탈품이 고스란히 방치돼 있다는 대영박물관에서 만든 자료인 것 같다. https://www.britishmuseum.org/pdf/9-Morin%20pp.pdf로 가면 원문을 바로 볼 수 있다. 스벤 헤딘은 스웨덴 출신의 탐험가로 신장의 타클라마칸 사막을 비롯하여 티베트 등지를 탐험하고, 특히 사막을 떠돌아다니는 소금호수 로프 노르 인근의 누란 왕국 고적을 발견한 최초의 서양인이다. 오렐 스타인은 헝가리 고고학자로, 스벤 헤딘의 선행 탐..
지난번의 지난한 기초화장(基础护理)을 끝낸 다음 본격적인 색조화장(彩妆) 준비를 해보겠다. 护理는 ‘간호하다, 돌보다’ 등의 의미인데, 중국에서는 화장 한번 하려고 피부를 간호해 준다고 생각하나 보다. 색조화장 彩妆에서 彩는 색채, 채도 할 때 쓰는 글자라 상식적인 번역이다. 내 얼굴에 본래 없었던 색을 입히는 과정, 이걸 해야 화장한 티가 난다. 그런데 바로 아랫문단부터 소개할 피부 표현도 색조화장에 들어가나? 기초화장인가? 그것은 필자는 잘 모르겠으며, 화장학 개론은 이 글의 포커스인 듯 사실은 아니므로 패스한다. 메이크업 베이스는 파운데이션 전에 발라 파운데이션의 퍼짐과 밀착 상태를 좋게 만들어주고 피부톤도 조절해준다. 이뿐 아니라, 자외선 등의 물질과 피부를 격리시켜 주기 위해 바르는 크림형태기 ..
몇 달 전에 중국 친구들이 놀러 와서 실컷 놀고 화장품도 왕창 사간 적이 있다. 마당발에 손도 크다 보니 자기 주변 사람들 돈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5-6인분 쇼핑을 한꺼번에 해갔다. 친구들이 정산 자료 만드는 걸 도와주다가 중국어 화장 용어를 여럿 주워듣게 되었는데, 예전에 틈틈이 적어둔 것과 합쳐서 총정리 해보았다. 설명하다가 관련된 다른 표현이나 문법 설명을 곁들였다. 토너(스킨)는 피부를 상쾌하게(爽) 해주는 액체이기에 爽肤水, 로션은 유분이 있는 크림이라서 乳液이라고 한다. 이 토너나 로션을 바르는 동작은 바를 말(抹)이나 문지를 찰(擦)을 사용한다. 친구 말로는, 전자는 보통 북중국에서, 후자는 남중국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말 나온 김에, ‘상쾌(爽快)하다’라는 표현은 한국에서는 유쾌..
중국 신장 하미에 있는 대사막으로 고비 사막의 일부. 마귀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차 타고 들어가다가 나오는 길을 못 찾아서 말라 죽은 사람도 있다고. 겨울이라 사람도 거의 없었다. 원경으로 잡으니 실제 눈으로 보고 느낀 것보다 훨씬 더 어둡고 황량하고 괴괴해 보인다. 이런 극한의 사막을 지나 무역을 하고 탐험을 했던 옛사람들에 대해 언제나 경외감을 갖고 있다.
2012년 초, 중국 간쑤성 둔황 막고굴 외부 전시실에서 만난 관세음보살. 네팔에서 만들어졌다. 어떻게 하면 이런 온화하고 기품 있는 미소를 가질 수 있을까? 오랜만에 꺼내보니 그때 그 황막했던 겨울 둔황이 새삼 그립다.
드디어 이름을 알아냈다. http://bravebird.tistory.com/47에서 다루었던 러시아 고용기록 수첩! '뜨루도바야 끄니쥐까(трудовая книжка)'라 하고, 위키피디아에서는 Employment Record Book이라고 검색하면 나온다. Russian Work Record Book이라는 검색어를 지정해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뜨루도바야 끄니쥐까 안에는 소지자의 성, 이름, 부친, 근무기관, 직업 및 전공, 기입 날짜, 소지인 서명이 기본 정보로 기재되며, 취업, 이직 및 해고 기록과 그 사유, 일자 등이 상세 기록된다. 한때 유럽 여러 국가에서 발행했고, 제3제국 시기 독일에서도 관리했다. 러시아에서 한 개인이 5일 이상 특정 기관에 근무할 경우, 사용자는 그 사람의 뜨루도바..
올해 중국 양회에 대해서 제때 관심을 못 기울였는데, 보아오포럼 관련해서 체크하는 김에 되감기해서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고 있다. 아니 그런데 글쎄 관전 포인트 중에 호적제도 개선에 관한 내용이 있지 않은가! 뉴스핌 기사인데 일부만 가져와 보면 아래와 같다. "중국은 2월 중순 30년간 유지했던 ′임시거주증′제도를 폐지했다. 임시거주증 제도는 베이징 등 도시로 유입되는 농촌 인구를 관리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로 외지인이 소재 지역에서 행정서비스를 받거나 시민권리를 행사할 수 없어 사회갈등이 야기됐다." (출처: http://www.newspim.com/view.jsp?newsId=20150302000379) 얼마 전에 러시아 국내 여권을 구경하고서 프로피스카 제도에 대해 글을 썼었는데(ht..
타이페이에서 공부 중인 친구가 있어 하루 휴가를 쓰고 주말 동안 놀러 갔다. 원래 작년에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드디어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따뜻한 남쪽나라다 보니 가벼운 옷을 입고 봄기운을 제대로 낼 수 있었다. 3월은 타이완 여행의 적기라더니 딱 그랬다. 반팔 입고 가디건 하나 가지고 다니면 딱 적당한 날씨였다. 캐세이퍼시픽 비행기를 탄 관계로 시내의 송산공항 대신 타오위안 공항에 내렸다. 내려서 3일간 3g 데이터를 무한 제공하는 유심칩을 사서 끼워 넣고 문명세계에 즉시 재접속할 수 있었다. 대만달러 300불이니 우리 돈으로 만 원 정도. 다니는 내내 여행자를 위한 인프라가 무척 잘 되어있고 편리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타오위안 역에서 타이페이 시내로 들어가려면 대만달러 120원을 내고 국광버스(..
최근에 러시아 출신의 지인이 생겨 드디어 신분증을 구경해볼 기회가 생겼다. 예전에 중국인/홍콩인 정체성에 대해서 연구하려는 생각을 했었기에 시민권, 신분등록제, 거주등록 같은 개념에 관심이 있는 편이다. 항상 외국인을 만나면 신분증을 좀 보여달라고 부탁하는 편인데 러시아 것은 처음 봤고 한번 들여다보길 잘했다. 각 나라 신분증을 살펴보면 그 나라 법률이 나라 구성원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분류하고 조직해 내는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러시아 신분증은 국내여권(внутренний паспорт)과 국제여권(заграничный паспорт)으로 나뉜다. 국제여권은 기재사항이 한국 여권과 대동소이하다. 이름과 성별, 사진, 생년월일, 출생지, 여권 발급일과 만료일, 발급처, 여권 번호, 소지자 서명 등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