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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바그도그라에서 비행기 타고 와서 도착한 구르가온에서는 너무 고맙고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누구인지는 비!밀! ㅋㅋㅋㅋ 숙소를 예약하고 미리 돈을 냈는데도 거기서 잘 수 없었던 나에게 방 한 칸을 기꺼이 내어준 은인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며칠간 데리고 다니며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시원한 차도 태워주고 인도 국립박물관도 함께 구경하고 다람살라 가는 야간 버스도 기다려 주고 모든 면에서 세심히 보살펴주었다. 덕분에 구르가온과 델리에 지내는 며칠간 그야말로 호강했고 든든했으며 즐거웠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솔직하게 나누어 주었으며 소중한 시간을 기꺼이 내어 주었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라면 감당하기 어려울 만한 일인데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끝까지 야무지게 자기 자신을 도운 결과 어려움을 확실..
현재 다람살라 맥로드 간즈이며 모처럼 시간이 나서 태블릿을 들고 카페에 와있음. 오늘은 인도 여행 절망편. 지금 C Form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내일부터 이틀간 달라이 라마 설법이 있는데 참가하려면 숙소에서 만들어주는 C Form이란 문서를 내야 한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우리 숙소에서 만들 줄을 모른다. 그냥 한 장짜리 서류를 양식만 채워서 주면 되는데 일요일이라서 못 만든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인지 아예 모르겠고 영어도 잘 안 통해서 두손 두발 다 들었다. 11시까지 만들어 준다길래 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시간만 낭비했다. 내가 어제 새벽 3시 돼서 자고도 이거 신청하러 가려고 6시에 일어났는데 그냥 기다리다가 아침이 다 갔다. 안 되는 이유가 주말이어서인 거면 아예 처음부터 안 된다고 할..
5월 26일 일요일 다르질링 * 7시부터 택시스탠드 대기 * 8시-9시반 라방라-싱탐 이동 * 9시반-10시경 싱탐-랑포 이동 * 랑포 체크포스트에서 시킴 출경 도장 받음 * 11시-12시경 랑포-칼림퐁 이동 * 12시반-18시반 칼림퐁-다르질링 이동 (극성수기라 미친 교통체증) * 이동하는 길에 1박 1500짜리 홈스테이를 하나 예약했는데 도착해 보니 예약 메시지를 못 받았고 남은 방도 없다는 거임 ㅋㅋㅋ 방을 하나 줄 수는 있는데 이미 그 방에 있는 다른 사람을 나오게 해야 되고 1800이라는 거임... * 전날 와서 이미 숙소 가족과 친구가 된 브라질 사람 프란치스코가 무슨 천사 같은 미소를 짓고 나오면서 자기 방을 양보해주고 간이 방(?)으로 이동하겠다고 함. 1박 1800으로 예산초과에 화장실마..
5/23 목요일 (Buddha Purnima) * 조식 먹고 숙소에서 시간 보냄 * 숙소 아저씨가 강톡 가는 셰어택시를 예약해 주심 * 숙소에서 중식도 해주심 * 쿠날이 택시스탠드에 마중 나와줌 * 셰어택시 타고 가는 길에 석가탄신일 행렬 구경 * 랑포 체크포스트에서 시킴 퍼밋 획득 * 오후 3-4시경 강톡 도착 * 숙소 올라가는 길에 미친 개새끼한테 깨물렸으나 긴바지라서 살이 꿰뚫리진 않았고 피멍 5개로 그쳐 광견병 우려는 없음 ㅋㅋㅋ 역시 인도에선 피부를 가리는 것이 상책이다 * 짐 풀고 카페 픽션(=라치나 서점)으로 이동 *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라만 아저씨와 얘기함 * 서점에 같이 있다가 서점이 닫을 때 라만 아저씨와 내게 차를 태워준 슈밤과 저녁으로 한식을 먹음 * 4인 도미토리였는데 나머지 3..
현재 타왕 여러 날, 시킴 3일, 다르질링 2일 기록이 밀렸지만 초등학생 방학숙제도 아니니까 오늘은 하고 싶은 말을 하겠습니다. 여행을 6개월 정도를 예상했으니 절반 정도 온 것 같네요.1. 인도아대륙 히말라야 여행은 어떻습니까?머리 위를 바라보면 경이롭고 발밑을 바라보면 심난합니다.2. 장기 여행은 할 만합니까?할 만합니다. 네팔에서 트레킹만 꼬박 1달 하면서 거의 단벌로 연명하며 못 씻는 생활을 하고서 많이 내려놓아진 것이 여행 지속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일시적으로 환경이 나빠질 때마다 스탠다드가 낮아지면서 적응력과 여행 지구력이 증가합니다.3. 여행의 어떤 점이 제일 좋습니까?가만 앉아 있으면 절대 못 만나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서론을 거의 생략하고 본론부터 대화 가능한 것이 제일 좋습니다.4...
5/22 수요일 * 아침식사 * 바그도그라-델리 비행기표 구매 * 다르질링, 실리구리, 델리 등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미리 연락하고 일정 정리 * 비가 내려 약 오후 3시까지 칩거 (빨래 못한다...) * 동네 문구점 들러서 아저씨 인사드리고 택시스탠드 방문 * 카페 칼림퐁에서 약속 (아쉬카) * 에필로그 카페 잠시 찾아가서 산딥 아저씨께 인사하고 다람살라에서 만나볼 만한 분들의 연락처도 전달받음 * 홍콩 차이니즈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 (슈레야) 사람만나고 오면 일단 귀가시간이 늦어서 씻고 자느라 바빠 글이 밀린다. 근데 진짜 맨날 사람만 만남 ㅋㅋㅋㅋㅋㅋㅋㅋ 칼림퐁 있으면서 너무 고민인 게 만나서 얘기 듣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하루는 24시간이고 끼니는 두 끼 뿐이며 운전도 할 수 없고 몸뚱이도 ..
5/19 일요일 * 데올로 패러글라이딩 사이트 소풍 (멜리사, 프라갼, 프리야, 슈레야, 쿠날) * 문송 티스타강 뷰포인트 방문 (동일) * 통바 마심 (동일) * 슈레야 집에 초대받아 저녁식사 (프리야, 슈레야, 쿠날) 5/20 월요일 * 부다파다 센터 방문 (슈레야, 쿠날) - 내부를 구경하고 간식을 먹고 달라이 라마 책 보다가 옴 * 모모 먹음 (슈레야, 쿠날) * 산툭 캐즈마할 방문 (쿠날) - 티베트 양식의 교회를 찾아서 갔으나 결국 찾진 못하고 복귀함 * 에필로그 카페 방문 -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길래 아래층의 신문보급소에 가서 산딥 아저씨와 잠시 얘기를 나눔 * 인공눈물, 치약, 샴푸 구입 * 센터포인트 카페에서 저녁식사 (쿠날) 5/21 화요일 * 빨래 맡김 * 동네 문구점 아저씨와 이야기..
칼림퐁 다섯 여섯째날은 일정 자체는 단순했으나 임팩트가 컸다. 우선 다섯째날은 생각지도 못한 신기한 기회로 특별한 분을 만나뵈었다. 백차와 카모마일 차를 선물로 사서 찾아갔다. 어떻게 뵙게 된 것인지는 자초지종은 쓰지 않겠다. 다만 대화는 기억이 날아가기 전 정리해야 함. * 나는 많이 늙었고 내가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가 있어요. 다 믿지 말고 본인의 입장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전체 그림을 바로 보고 바르게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 주면 고맙겠어요. 지금 당신은 정말 좋은 나이입니다. * 당시 국제정세는 정말 복잡했고 우리는 무지했어요. 거의 야만인이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나도 마찬가지예요. * 미국 CIA는 우리를 돕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지키지 않았습니다. 불필요한 희생이 많이 따랐지요. * 그..
이날도 부지런히 보냈다. 글은 간단할 것 같다. 아침에 세금 신고. 조식 먹음. 블로그 글 1개 씀. 세인트 오거스틴 스쿨 방문. 근처의 어딘가를 방문. 크루케티 하우스 방문. 모모, 라씨 사먹고 히말라야 나이트크림 삼. 에필로그 카페에서 독서. 세인트 오거스틴 스쿨은 부탄 친구가 초등학생 때 유학을 와서 8년을 다닌 학교다. 바로 근처에 들를 곳도 있고 해서 잠깐 가서 사진을 찍어 보내줄 겸 한번 가봤다. 교내에서 마주친 선생님 아무나를 붙잡고 이러저러한 사유로 구경을 해도 되는지 여쭸는데 알고 보니 부탄 친구랑 동급생이었다고 해서 재밌었다. 교감 선생님께로 데려다 줘서 거기서 학교 얘기도 나눠보고 허가증을 받아 교정을 둘러봤다. 세인트 오거스틴 스쿨은 초등부부터 중고등부까지 모두 있는 남학교이며 영어..
천국에서의 여유로운 하루. 현재고도 1228m 정도인 칼림퐁은 낮엔 좀 더워도 저녁에는 꽤 시원하며 에어콘은 필요 없다. 매일 샤워와 빨래가 가능하다. 방안에 조금 습도가 있을 따름이다. 아침을 먹고 더핀 사원 쪽으로 올라갔다. 시장통 랜드마크인 Dambar Chowk 바로 옆 DS 구룽 로드의 택시스탠드에서 Div Chowk 또는 Durpin Monastery 가는 셰어택시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단돈 40루피다. 오늘 만나러 가는 셰르파 아주머니가 출근길에 같은 차를 타러 오셨길래 너무 반가웠다. 우선 더핀 사원부터 올라갔다. 이곳엔 니콜라이 레릭의 부인 헬레나 레릭이 묻힌 스투파가 있고 눈앞이 트여 양지바른 곳이다. 이곳의 군부대에 속한 운동장이 경치가 너무 좋길래 멋모르고 들어갔다. 군인 아찌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