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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6시 버스.. 18시 도착.. 네팔은 길이 너무 어메이징하게 안좋은 나라다. 버스 안에 앉아있으면 노면 요철 때문에 엉덩이가 뜬다. 놀이기구 같다. 타멜에 도미토리 숙소를 일단 하루만 했다. 따뜻한 물이 안 나오고 지금 와이파이도 안 돼서 킹받아서 내일은 근처 1인실로 옮기든지 좀 대책 강구를 해야겠다. 저녁부터 먹고 타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티베트 투어를 알아봤다. 포카라에서 안내받은 것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보이며 약간 더 싸다. 여기는 업체가 밀집된 여행자 거리라서 경쟁이 치열하여 설명이 상세하고 친절했다. 인도 3개월 돼가서 나와야 할 때쯤 원격으로 문의할 수 있도록 말 잘 통하고 경험 많은 업체를 찾아두자는 목표는 바로 이뤘다. 랑탕 트렉도 같이 알아봤는데 7일 코스에 식사 3끼까지 다 포함된 올..
전날 장장 14시간 버스 이동 ㄷㄷ 좀 편하게 앉아 오려고 소파버스 1600루피짜리로 했더니 직통으로 오는 길이 아니라 무슨 카트만두행 고속도로로 가다가 치트완을 찍고 오는 엄청 돌아오는 버스였다... 종일 굶어서 포카라에서 찐 살은 빠질 것 같다. 다행히 버스정류장 바로 옆이 숙소여서 고생은 않았고 숙소에서 늦은 저녁 한 끼를 먹었는데 엄청 맛있어서 뚝딱하고 씻고 빨래하고 잤다. 모기향도 틀어주고 인터넷 엄청 잘되고 온수도 잘 나오고 침대도 2인용으로 두 개나 있는 큰 숙소인데 하루 1만4천원. 해외 나와서 제일 안정적인 와이파이를 드디어 여기서 써보므로 아침에 4시 몇분에 깬 김에 할일을 좀 많이 했다. 밖에서 새벽 불공 드리는 소리가 은은히 울려왔다. 3월 21일자로 퇴사 처리가 되었기에 건강보험 ..
오늘 일찍 깼어도 12시까지 방에서 뻐김. 숙박비 1박 추가 지불. (한국돈 10000원 - 혜자) 점심으로 피자 한판. (5000원 - 혜자) 빵 두 개 사먹음. (1300원 - 혜자) 라씨 사먹으면서 독서. 칼림퐁 책 꿀잼. (3800원 - 에바) 하타 요가 클래스 들음. (5000원 - 중립기어) 떡볶이 먹으러 옴. (8000원 - 비싸지만 이제부터 먹을 수 없는 귀한 음식이므로 먹는다) 룸비니 가는 버스표 예매. (16000원) 서킷 종료 후 체중 2kg 증가. 살크업 성공적. 이제 명실상부 포카라를 떠날 때가 되었다. 하강하던 날에 허벅지에 근육 뭉친 것도 이제 다 풀렸음. 네팔에 있을 때 티베트를 가려고 욕심을 내다 보니 일정이 너무 복잡해지고 머리가 아픔. 쉬는 게 쉬는 것 같지 않음. 특히..
날이 음산하고 미세먼지가 많다. 포카라 페와 호수는 현재 음습함 그 자체이다. 이런 날씨, 이런 풍경 별로 좋아하지 않아. 고여있는 물과 안개와 미세먼지의 조합이라니 음기가 너무 강해서 좀 무섭고 기분 나쁘다. 인지적 종결욕구를 꾹 누르고... 다음 행선지 결정은 하루 더 미뤘다. 여행사 여사장님은 만약 티베트 라싸를 갈 거면 내일까진 결정하고 수속을 시작해야 된다고 했다. 출발지가 카트만두이니 포카라에서 계약하는 것보단 카트만두에서 하는 게 선택지도 많고 가격도 좋을 것 같아 웹서핑을 해봤더니 역시나 그런 것 같다. 라싸 상품 기준 USD 300 정도 저렴한 것 같다. 근데 현장에서 현금을 건네주든지 카드 결제하든지 해야만 하므로 내가 물리적으로 카트만두에 존재해야 해서 그런 게 참 귀찮다. 또 아무리..
포카라 복귀 후 휴식 첫째날. 일찍 깨서 거의 한 달만에 유튜브란 걸 들었다. 출국하고 나서 뉴스나 유튜브 등을 본 적이 없다가 처음이었다. 느즈막히 나가 빨래를 맡기고 하이캠프 롯지에서 만났던 중국 팀을 만나 중국음식을 먹었다. 이번 서킷 트렉에서 하이캠프 롯지에는 중국인이 많았었고 난 그게 한 그룹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랑 연락이 닿은 팀은 남자1 여자1 구성이었다. 오늘 둘과 식사도 맛있게 하고 이야기를 매우 잘 나눴으나 이들이 내일 떠나는 룸비니 및 치트완에 합류하는 건 아래의 이유로 정중히 고사하였다. 남자분은 애 아빠인 걸 위챗 프로필에 당당하게 밝혀 놓았다. 음침한 구석은 없는 시원한 분이었다. 여자분은 연락처가 없어 프로필을 모르지만 우리 모두는 한참 재밌게 여행 얘길 했다. 둘은 윈..
현재시각 밤 10시. 포카라 숙소 복귀 완료. 아침 9시 무스탕 묵티나트에서 버스 탑승, 18시경 포카라 윈드폴 게스트하우스 도착. 진짜 창가를 내다보면 가끔 안전장치도 없는 절벽과 차 사이의 거리가 5cm도 안 되는 듯하여 모골이 송연해지는 굉장히 험하고 엄청나게 덜컹거리는 길이었음 ㅋㅋㅋ 네팔 버스 기사들 진짜 베스트 드라이버임 복귀 후 가이드들과 일행들과 작별한 직후 윈드폴에서 김치찌개 + 삼겹살 1인분 + 신라면 3위일체를 뿌숨. 모르는 사람들이 옆에서 무심결에 보다가 놀람. 이거슨 생애 최대 규모의 다시 없을 대식이다. 갔다오면 한 3키로 살 빠진다길래 윈드폴 체중계로 재봤는데 그대로였다 ㅋㅋㅋ 이게 내 신체의 특이점이다. 유의미한 체중 변화가 없음. 평소 1일 2식 하고 간식 안 먹는 사람이 ..
현재 위치 무스탕 묵티나트. 서킷 종료. 현재 고도 3669m. 오늘 도달한 최고점 토롱라 패스는 5416m. 오전 5시 출발 오후 3시 반경 묵티나트 숙소 도착. 고산증 증세 없었음. 전원 무사. 일출 전의 눈밭이어서 손끝 발끝이 매우 추웠으며 옷을 있는 대로 껴입어서 동작이 둔했다. 장갑을 벗고 사진 찍을 엄두 같은 것은 나지 않았다. 하강할 때가 서킷 9일 전 일정 중에 가장 빡셌다. 올라가는 건 천천히 느릿느릿 가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반면, 오늘 내려갈 때는 옆은 절벽 같은 사면이고 온통 새하얀 눈길이라 미끄러지면 옆으로 굴러 내리거나 다른 사람들까지 다친다는 생각에 긴장하게 되어 골반까지 힘이 들어갔다. 오늘 3만보 넘게 걸었음. 동네 절과 구루 린포체 상 앞에서 무사 귀환에 대해 감..
전날 두통이 있었는데 멜라토닌 한 알과 타이레놀 한 알을 삼키고 누웠더니 5분만에 침을 흘리고 있었다. 일어나 보니 두통은 사라졌다. 8시 레다 출발 1시 반 하이캠프 도착. 현재고도 4872m. 고산증 증상 없음. 최고기온 영하 4도 최저기온 영하 14도. 하이캠프 롯지에는 온갖 사람들이 다 모여서 엄청나게 흥성거리고 있다. 여기서 한 무리의 중국 트레커들이랑 말을 붙였는데 트레킹 끝나고 나면 치트완이랑 카트만두 홀리 축제에 갈 것 같다고 해서 어쩌면 어쩌면 같이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연락처를 교환해 놓았다. 안 그래도 포카라 휴식 이후 치트완에 가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거든. 이따 마저 얘기해 봐야지. 나 안 그래도 중국어 연습하고 싶어서 중국 사람들 자주 가는 트레킹 에이전시를 통해서 랑탕 트렉을 ..
8시 마낭 출발, 2시반 레다 숙소 도착 현재 고도 4200m 산소포화도 70대(? 이거 맞아?), 심박 60-70대 머리 띵한 증세와 발이 약간 찌릿한 증세가 생김 점심 때 아세타졸아마이드 한 알, 저녁때도 먹음 현재 밖에 눈펑펑 내림 최고기온 0도 최저기온 영하 11도 4000m를 딱 넘어서니 무증상이었던 3000m대와는 확실히 다르다. 티베트 라싸가 4000m대 가까운 3700m로 알고 있는데 언젠가 가게 되면 비행기로 바로 날아가지 말고 무조건 칭짱열차를 타고 천천히 가는 것이 안전할 듯 하다. 내일은 새벽 4시쯤 일어나서 서킷의 최고점인 토롱 라를 향해 간다. 마낭에 며칠 머무르며 설표를 찾아다니는 미국 영문학 교수님이 설표 발자국 사진 같은 것을 보내 주신다. 마낭에 롯지를 운영하면서 설표를 ..
어제 8시 반쯤 출발하여 천천히 걸어 12시 반쯤인가 마낭에 도착했다. 이곳은 고도 적응 및 보급을 위해 2박 정도 쉬어가는 곳이다. 드디어 머리를 감을 수 있었고 심지어 방금도 머리를 감고 왔으니 이틀 연속 호강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출발 전에 써니 언니가 선물해준 여행용 드라이기가 이곳에서 한국인 트레커 다섯 명의 체온과 행복을 책임졌습니다. 언니 고마워! 샤워는 출발 이후 아직 한 번도 할 수가 없었으나 땀이 나는 날씨는 아니어서 별로 간절하지 않지만 머리는 진짜 너무 감고 싶었다. 여섯째날인 오늘은 서너 시간쯤 쉬엄쉬엄 동네 뷰포인트에 올라갔다 왔다. 고도가 3800m 넘었고 눈이 덮여 있어 아이젠이 필요했지만 모두들 컨디션이 괜찮았다. 꼭대기에 룽타도 걸고 소원도 빌면서 고마운 친구들에게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