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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비슷하게 7시 반쯤 시작하여 갸루를 거쳐 3시 무렵쯤 나왈에 도착했다. higher route를 택했으며 경치가 그 어느 날보다도 드라마틱했다. 현재기온 영하 4도 체감온도 영하 7도이며 해발고도 3660m이다. 천천히 걸었고 중간중간 많이 쉬었으며 아직 고산증 증세는 없었다. 별다른 약은 복용하지 않았다. 숙소 동네 엄청 높은 언덕에 불탑이 보여서 계단을 한참 걸어 올라가 봤는데 불탑 위에도 계단이 끝도 없었다. 끝까지 가면 뭐가 있는지 궁금했으나 곧 어두워질 마당에 무리하면 고산병 올까봐 파드마삼바바 상을 보고 불탑을 보고 내려왔다. 알고 보니 계단은 다른 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이라고 한다. 숙소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이 쉬지도 않고 올라가더라고 특전사냐고 하셔서 구르카 출신이에요^^* 라고 스웩 부렸음..
인터넷이 너무 불안정한 곳이라 다음날 아침 5시 40분에 쓴다. 셋째날은 7시 반~8시쯤 출발하여 오후 3시 되기 전에 어퍼 피상에 도착했다. 트레킹은 여전히 괜찮고 내가 너무 빨리 걷는 경향이 있어서 의식적으로 천천히 하려고 노력한다. 코로스 페이스 3. 저거 좋아 보여서 나도 갖고 싶다. 한참 걷고 나서 재봤는데 동행하는 어른들이 저 심박수나 스트레스 지수는 정상인이 가만 있다가 쟀을 때 나오는 거라고 본인들은 지금 심박수가 100이 넘어간다고 놀라워 하셨다. 난 평생 어떤 기준으로 봐도 잘 걸었다. 나랑 같이 등산을 하거나 걸어본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신입사원 연수에서든, 등산 학교에서든, 다람살라에서 했던 트리운드 트렉에서든, 같이 등산을 간 친구든 아버지든, 부탄에서든 날더러 삐꺽 마른 것이 ..
둘째날은 7시에 밥 먹고 7시 반에 출발하여 3시 반쯤 차메의 숙소에 도착했다. 가이드 겸 포터 시암 아저씨가 내 짐을 들어주신다. 내 짐이 무겁진 않은데 공간은 없어서 내 짐은 뒤에 아저씨 짐은 앞으로 메셔서 마음이 쓰여 몇 번이나 괜찮으신지 여쭸지만 워킹 스틱도 안 쓰시고 괜찮으시다고 한다. 올해 마흔 여덟이신데 열아홉 살짜리 딸이 3개월 전에 대학에서 만난 엔지니어와 결혼했다고 한다. 같은 날 함께 출발한 한국인 다섯 명과 가이드 세 명 총 여덟 명이 같이 다니고 있다. 89학번 대학 동기이신 친구 세 분이 같이 오셨는데 나도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같이 갈 수 있는 친구가 과연 있을까? 너무 부럽고 좋아 보였다. 차메 현재온도 7도 체감온도 5도. 고도상 샤워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지만 이미 ..
현재는 다라파니의 첫 롯지. 이곳은 다행히 와이파이가 된다. 첫날이라 어프로치로 시간이 다 갔다. 아침 6시 30분에 버스를 타고 베시사하르까지 4시간 걸려 왔다. 버스 창문이 고장나서 자꾸 열리는 바람에 버스 안에서 이미 두더지꼴이 되었다. 점심으로 치킨 커리를 배불리 먹고 또 진짜 엄청나게 덜컹거리는 지프를 타고 몇 시간 걸려 다라파니까지 왔다. 멀미는 나지 않은 것을 보면 난 부탄에서부터 이미 적응되었다. 다만 머리가 온통 먼지로 끈적거렸고 검은색 바지는 먼지가 앉아 뽀얗게 되었다. 롯지에 내리니 이미 오후 3시 반이라 조금 이따 저녁을 먹었다. 다행히 같은 날 출발하는 윈드폴 사람들이 함께여서 딱 맞게 지프를 채워서 왔고 덜 심심했다. 리빙 포인트 가급적 씻지 않고 체온을 보전한다. 꼭 씻겠다면 ..
이날은 일찍 일어나서 9시 반에 니마 아저씨를 만나러 나갔다. 전날 ㅇㅎ랑 리틀 티베트 카페에 있을 때 얘기 나눈 분이다. 사실 연세(?)는 모르니 그냥 아저씨라고 할게요. 아저씨의 어머님은 카일라스 산 인근에서 네팔 돌포 지방으로 피난을 오셨는데, 포카라 지방에 스위스 사람들이 티베트 난민 캠프를 만든 후 이곳으로 이주하셨다. 어머님은 이곳에서 아버님을 만나 2개월여 만에 임신을 해서 출산을 하셨고, 아버님은 티베트로 돌아가셨기에 아저씨를 혼자 키우셨다. 아저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인도 다람살라에서 공부를 하셨는데 처음 몇 해는 방학 때 집에 돌아올 교통비가 없어서 올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대학은 진학하지 않고 포카라에 돌아와 영어 교사로 잠시 일하다가 스위스 사람들과 연이 닿게 되어 같이 문..
11시에 윈드폴에서 ㅇㅎ를 만나서 티베트 난민 캠프와 평화의 탑에 다녀왔다. 택시를 타고 갔다가 리틀 티베트 카페에서 점심을 먹고 탑까지 걸어 올라가서 돌아올 때는 보트를 타고 레이크사이드로 돌아왔다. ㅇㅎ는 호주에서 1년 넘게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있고 전공 분야를 바꿔서 미국에 가고 싶어한다. 며칠 전 안나푸르나 서킷을 무려 7일만에 끝냈다는데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니 산에서 러닝을 한다고 한다 ㄷㄷ 이미 마추피추나 파타고니아도 다녀왔다고. 내일 떠나는 ㅇㅎ가 상태 좋은 아이젠을 주어서 잘 쓰고 나서 윈드폴에 둘 것이다. 리틀 티베트 카페에서 점심을 먹을 때 옆자리 아저씨와 우연히 얘길 많이 나눴다. 이곳에서 태어나 스위스 여권을 받고 스위스 베른에 살고 계시는 니마 아저씨이다. 이 분은 티베트 사람인데..
일찍 일어나서 빨래를 전부 맡기고 윈드폴로 갔다. 페마가 준 버터티 분말을 가지고 가서 나누어 먹고 산에서 먹을 것만 좀 남기고 윈드폴에 드리고 왔다. 트렉 루트는 거의 99% 정했다. 과연 나의 선택은?!ㅋㅋㅋ 윈드폴 공용 장비 중에서 쓸 것도 따로 좀 빼놓았다. 트렉을 끝낸 많은 분들이 소모품과 본인 장비를 나눠주시기도 하셨다. 할 일 - 네팔 루피 현금 준비 - 루트 조사 및 희망사항 전달 - 아이젠과 치약 구하고 스패츠 짝 맞추기 - 내일은 여기 하루 더 지내고 모레 숙소 옮기기 - 빈 박스나 봉투 구해서 보관할 짐 정리 이후 호숫가에서 멍하니 있거나 걸으면서 햇빛을 즐겼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할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일 7일엔 사람들과 티베트 난민촌과 산악박물관에 가보기로 했고 8일엔 ..
보다나트에서 06시 45분 버스를 탔다. 정류장은 보다나트 스투파 바로 인근인 G Cafe 앞이었다. 숙소 주인 아들인 니라즈가 일찍 일어나서 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 주고 기다려 줘서 너무 고마웠다. 인도 네팔 이쪽 지방 여행의 제일 큰 스트레스가 버스 타는 것인데 덕분에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니라즈는 은행에서 6년째 일하고 있고 작년에 결혼했다고 하니 아마 나보다는 어릴 것 같다. 곧 결혼 1주년이라 뉴델리, 아그라, 뭄바이, 고아에 여행 예정이라고 한다. 듣던 대로 길은 험했다. 4시 넘어 포카라에 도착했으니 9-10시간 걸린 셈이다. 비행기로는 25분 걸린다. 길이 험해 버스가 하도 느리니 걸음수 카운트가 되는 것이 코미디이다 ㅋㅋㅋ 4-5km를 채 걷지 않았을 듯 한데 삼성헬스에 20km 걸었..
일찍 잠이 깨서 포카라까지 이동 방법을 알아보았다. 대부분 타멜까지 가서 버스 타는 방법만 나와있길래 보다나트에서 바로 가고 싶어서 숙소에 문의하였다. 친절한 숙소 주인 아들이 보다나트부터 포카라까지 가는 버스표를 예매해 주었고 가격은 1200루피였다. 아침 6시 45분 버스인데 인도 네팔 특)은 버스 승차지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걍 대충 길거리 아무 데나 세우고 중간에 지점을 바꿔 버리기도 한다. 짐이 무거워 뛰기도 어려운데 그래 버리니 버스 타러 갈 때마다 참 긴장이 된다. 방금 전에 표를 전달받았고 정확한 승차 지점과 버스 번호와 색깔까지 확인해 놨으니 내일 아마 괜찮을 것이다. 주인 아들이 기사에게 전화해서 직접 확인해 주어 너무 고맙다. 아침엔 숙소에서 도보 거리에 있는 파슈파티나트 사원..
다니며 노느라 바빠 글이 밀린다. 미뤘다 쓰면 날아가는 기억이나 감정이 많다. 그렇다고 매일 쓰자니 워낙 벅차기도 하고 날짜라는 틀에 구속되는 게 영 별로이기도 하다. 걍 쓰고 싶을 때 쓰는 게 제일인데 내가 부탄은 나름 진지하게 관심이 가는 지역이라 사소한 것 하나 놓치고 싶지가 않았고 글 하나 쓸 때 찾아볼 것도 많았고 해서 참 만만치가 않았다. 아직도 한참 덜 썼다. 그래도 이제부터는 자유 일정이니 그저 생각나는 대로 휘갈기거나 아예 기록을 건너뛰고 그저 소요하는 날도 있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카트만두는 지금 비가 온다. 물웅덩이가 이곳저곳 생겨 있고 구정물이 흐른다. 내일도 이렇게 비가 온다면 포카라 가는 것은 미루고 그냥 주로 방에 있는 것이 낫겠다. 여긴 비행기 사고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