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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둘째날 8시 출발 15시 림체 도착. 해발고도 2455m. 와이파이 300루피인데 어차피 다이닝 룸 말고 방에서는 쓸 수가 없어서 그냥 안 삼. 이날은 콘센트가 없어서 충전도 못함. 방 안에 화장실도 없었음. 이도 못 닦고 잠. 그러나 춥지는 않게 잤음. 셋째날 8시 출발 16시 랑탕 도착. 해발고도 3434m. 계단을 오르면 살짝 숨이 찬 고도에 도달하여 지금부터는 고산증 약 복용. 여기선 풀샤워도 할 수 있어서 새사람이 되었으며 마스크 세탁을 해서 바짝 말리기까지 하고 잠도 따뜻하게 잘 잠. 어제 오늘 이틀 연속으로 하루종일 업힐이라 짐 지고 걷기에 너무 피곤했고 안개가 껴서 설산도 안 보였으나 걷기는 좋은 날씨였음. 걸음은 빨랐음. 밍마 아저씨가 너무 빨리 걸어서 내가 무조건 앞에 선다고 하고 나름..

결국 약 7일짜리 일정으로 트레킹을 또 하게 되었다. 여름에 우기 되기 전에 지금 봄 무렵이 트레킹 최적기라서 뽕 다 뽑고 출국할 거다. 체온 보전과 쑥과 마늘의 사명을 띠고 나와있는 현재 위치는 샤프루베시. 아침 8시쯤 출발해서 오후 4시쯤 도착했으니 8시간 가량 소요. 등산은 하지 않았고 어프로치만으로 하루가 갔다. 현재 해발고도는 1459m로 높지 않으며 최고 최저기온 각각 18, 12도, 체감온도 15도 가량. 온수만 나온다면 샤워를 해도 무리 없으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물을 만져보니 머리도 감을 수 없을 것 같다. 랑탕은 안나푸르나 서킷 대비 최고 고도가 낮고 일정도 좀더 짧은 곳인데다 경험이 생겨서(즉 문명인의 체면을 많이 내려놓게 되어) 짐은 확연히 가벼워졌다. 아이젠, 스패츠, 무릎보호..

새벽부터 일을 많이 했다. 새벽에 퇴직금 입금 에러 메시지가 왔다. 곧 증권사 전화도 왔다. 전화 받으러 도미토리 방 밖으로 잠깐 나왔다가 전화 몇 번 하고 해결을 했는데 방문이 잠겼다. 사람 자는 방 두드리기 미안해서 못 들어가는 김에 돈 생각을 했다. 또 지금 한국 놀러와 있는 독일 친구가 회식장소 문의를 해왔길래 몇 알아보고 보내주었다. 사정상 이번 퇴직금 계좌는 깨야 한다. 전액 말고 일부만 깨면 돼서 사전에 IRP 계좌를 추가로 하나 더 만들어 놨었다. 근데 퇴직금을 받고 보니 뭔가뭔가 설명이 귀찮은 사유로 한 개 계좌에 입금되어서 전액을 다 깨야 되는 상황이 되어 세금이 많이 나올 예정이다. 욕 나온다 무슨 이렇게나 떼어 가냐. 날강도 수준이다. 며칠 전에 태극기 펄럭 했던 거 취소한다. * ..

6시 버스.. 18시 도착.. 네팔은 길이 너무 어메이징하게 안좋은 나라다. 버스 안에 앉아있으면 노면 요철 때문에 엉덩이가 뜬다. 놀이기구 같다. 타멜에 도미토리 숙소를 일단 하루만 했다. 따뜻한 물이 안 나오고 지금 와이파이도 안 돼서 킹받아서 내일은 근처 1인실로 옮기든지 좀 대책 강구를 해야겠다. 저녁부터 먹고 타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티베트 투어를 알아봤다. 포카라에서 안내받은 것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보이며 약간 더 싸다. 여기는 업체가 밀집된 여행자 거리라서 경쟁이 치열하여 설명이 상세하고 친절했다. 인도 3개월 돼가서 나와야 할 때쯤 원격으로 문의할 수 있도록 말 잘 통하고 경험 많은 업체를 찾아두자는 목표는 바로 이뤘다. 랑탕 트렉도 같이 알아봤는데 7일 코스에 식사 3끼까지 다 포함된 올..

전날 장장 14시간 버스 이동 ㄷㄷ 좀 편하게 앉아 오려고 소파버스 1600루피짜리로 했더니 직통으로 오는 길이 아니라 무슨 카트만두행 고속도로로 가다가 치트완을 찍고 오는 엄청 돌아오는 버스였다... 종일 굶어서 포카라에서 찐 살은 빠질 것 같다. 다행히 버스정류장 바로 옆이 숙소여서 고생은 않았고 숙소에서 늦은 저녁 한 끼를 먹었는데 엄청 맛있어서 뚝딱하고 씻고 빨래하고 잤다. 모기향도 틀어주고 인터넷 엄청 잘되고 온수도 잘 나오고 침대도 2인용으로 두 개나 있는 큰 숙소인데 하루 1만4천원. 해외 나와서 제일 안정적인 와이파이를 드디어 여기서 써보므로 아침에 4시 몇분에 깬 김에 할일을 좀 많이 했다. 밖에서 새벽 불공 드리는 소리가 은은히 울려왔다. 3월 21일자로 퇴사 처리가 되었기에 건강보험 ..

오늘 일찍 깼어도 12시까지 방에서 뻐김. 숙박비 1박 추가 지불. (한국돈 10000원 - 혜자) 점심으로 피자 한판. (5000원 - 혜자) 빵 두 개 사먹음. (1300원 - 혜자) 라씨 사먹으면서 독서. 칼림퐁 책 꿀잼. (3800원 - 에바) 하타 요가 클래스 들음. (5000원 - 중립기어) 떡볶이 먹으러 옴. (8000원 - 비싸지만 이제부터 먹을 수 없는 귀한 음식이므로 먹는다) 룸비니 가는 버스표 예매. (16000원) 서킷 종료 후 체중 2kg 증가. 살크업 성공적. 이제 명실상부 포카라를 떠날 때가 되었다. 하강하던 날에 허벅지에 근육 뭉친 것도 이제 다 풀렸음. 네팔에 있을 때 티베트를 가려고 욕심을 내다 보니 일정이 너무 복잡해지고 머리가 아픔. 쉬는 게 쉬는 것 같지 않음. 특히..

날이 음산하고 미세먼지가 많다. 포카라 페와 호수는 현재 음습함 그 자체이다. 이런 날씨, 이런 풍경 별로 좋아하지 않아. 고여있는 물과 안개와 미세먼지의 조합이라니 음기가 너무 강해서 좀 무섭고 기분 나쁘다. 인지적 종결욕구를 꾹 누르고... 다음 행선지 결정은 하루 더 미뤘다. 여행사 여사장님은 만약 티베트 라싸를 갈 거면 내일까진 결정하고 수속을 시작해야 된다고 했다. 출발지가 카트만두이니 포카라에서 계약하는 것보단 카트만두에서 하는 게 선택지도 많고 가격도 좋을 것 같아 웹서핑을 해봤더니 역시나 그런 것 같다. 라싸 상품 기준 USD 300 정도 저렴한 것 같다. 근데 현장에서 현금을 건네주든지 카드 결제하든지 해야만 하므로 내가 물리적으로 카트만두에 존재해야 해서 그런 게 참 귀찮다. 또 아무리..

포카라 복귀 후 휴식 첫째날. 일찍 깨서 거의 한 달만에 유튜브란 걸 들었다. 출국하고 나서 뉴스나 유튜브 등을 본 적이 없다가 처음이었다. 느즈막히 나가 빨래를 맡기고 하이캠프 롯지에서 만났던 중국 팀을 만나 중국음식을 먹었다. 이번 서킷 트렉에서 하이캠프 롯지에는 중국인이 많았었고 난 그게 한 그룹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랑 연락이 닿은 팀은 남자1 여자1 구성이었다. 오늘 둘과 식사도 맛있게 하고 이야기를 매우 잘 나눴으나 이들이 내일 떠나는 룸비니 및 치트완에 합류하는 건 아래의 이유로 정중히 고사하였다. 남자분은 애 아빠인 걸 위챗 프로필에 당당하게 밝혀 놓았다. 음침한 구석은 없는 시원한 분이었다. 여자분은 연락처가 없어 프로필을 모르지만 우리 모두는 한참 재밌게 여행 얘길 했다. 둘은 윈..

현재시각 밤 10시. 포카라 숙소 복귀 완료. 아침 9시 무스탕 묵티나트에서 버스 탑승, 18시경 포카라 윈드폴 게스트하우스 도착. 진짜 창가를 내다보면 가끔 안전장치도 없는 절벽과 차 사이의 거리가 5cm도 안 되는 듯하여 모골이 송연해지는 굉장히 험하고 엄청나게 덜컹거리는 길이었음 ㅋㅋㅋ 네팔 버스 기사들 진짜 베스트 드라이버임 복귀 후 가이드들과 일행들과 작별한 직후 윈드폴에서 김치찌개 + 삼겹살 1인분 + 신라면 3위일체를 뿌숨. 모르는 사람들이 옆에서 무심결에 보다가 놀람. 이거슨 생애 최대 규모의 다시 없을 대식이다. 갔다오면 한 3키로 살 빠진다길래 윈드폴 체중계로 재봤는데 그대로였다 ㅋㅋㅋ 이게 내 신체의 특이점이다. 유의미한 체중 변화가 없음. 평소 1일 2식 하고 간식 안 먹는 사람이 ..

현재 위치 무스탕 묵티나트. 서킷 종료. 현재 고도 3669m. 오늘 도달한 최고점 토롱라 패스는 5416m. 오전 5시 출발 오후 3시 반경 묵티나트 숙소 도착. 고산증 증세 없었음. 전원 무사. 일출 전의 눈밭이어서 손끝 발끝이 매우 추웠으며 옷을 있는 대로 껴입어서 동작이 둔했다. 장갑을 벗고 사진 찍을 엄두 같은 것은 나지 않았다. 하강할 때가 서킷 9일 전 일정 중에 가장 빡셌다. 올라가는 건 천천히 느릿느릿 가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반면, 오늘 내려갈 때는 옆은 절벽 같은 사면이고 온통 새하얀 눈길이라 미끄러지면 옆으로 굴러 내리거나 다른 사람들까지 다친다는 생각에 긴장하게 되어 골반까지 힘이 들어갔다. 오늘 3만보 넘게 걸었음. 동네 절과 구루 린포체 상 앞에서 무사 귀환에 대해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