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423)
독수리 요새
이코노미스트 러시아 관련 기사는 정말 읽을 게 못 된다. (A hollow superpower 참조) 나는 러시아 문화를 사랑한다. 러시아 빠라고 해도 사실 할 말이 없다. 동시에 푸틴의 독재를 우려한다. 그렇지만 국제뉴스를 읽을 때는 러시아 문화에 대한 호감이나 평소의 도덕적 신념을 뒷전으로 밀어두고 정치역학의 작용 그 자체를 관찰하려 한다. 물리학에서 힘의 작용을 연구하듯이. 그렇게 기름기를 제거하고 본 현실정치란 헤게모니를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한 각종 기술이다. 푸틴은 이 정치에 능하다. 그것도 상당히. 러시아는 작년 9월 30일부터 이란과 모의해서 시리아 공습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10월 말, IS 테러로 러시아 여객기가 폭격당했다. 덕분에 IS 격퇴를 명분으로 걸 수 있었다. 서방사회와 발맞춰 ..
내용이 꽤 쏠쏠하여 저장해 둔다.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지만 글자가 조금 작은 편이다.
예브게니야 선생님 드리려고 산 도블라토프의 Наши. 물론 liontamer님의 매력적인 독서록 덕분에 읽었던 재미난 책. 감사 멘트는 노어가 부족해서 매우 무뚝뚝하지만 선생님은 행간을 읽으셨을 것이야 ㅋㅋㅋ 아, 다샤(Даша)는 베이징 시절 러시아 친구였던 알렉세이네 가족들이 지어준 노어 이름이다. 모스크바 마야코프스키 박물관 바로 옆의 biblioglobus에서 득템한 스파르타쿠스 전곡반. 볼쇼이 오케스트라 1974년 녹음 버전. 내 귀에 익숙한 속도보다 느리게 연주가 되어 즐겨듣지는 않았지만, 전곡반 자체가 워낙 드문 레퍼토리라 건질 수 있었던 것만도 다행. 이것 말고 프로코피예프 Ivan the Terrible도 샀지만 아직 못 들어봤다... 한 2011년까지만 해도 cd를 언제나 들었는데 이젠..
미국 유학파 한국 지식인에 대한 연구서. 지배받는 지배자란, 문화영역을 지배하지만 그 권위의 원천을 미국 학위에서 찾는 한국인 미국 유학파 지식인들의 이중적 지위를 뜻한다. 읽으면서 대학시절 선생님들과 내 가지 않은 길을 찬찬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나는 국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했다. 모두가 한복을 버리고 청바지나 양복을 입고, 공자 맹자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더 익숙한 현대 한국인에게 도대체 한국적이란 건 뭘까 하는 호기심이 주전공 선택의 작은 계기가 됐다. 탈식민주의 관련 영문과 수업을 한번 들었는데 흥미롭길래 영문학 복수전공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난 고등학교 때 홍콩영화 팬이었다. 반환 이전의 영화를 보면 저당잡힌 미래에 대한 페이소스, 이민 나가는 엑소더스 행렬, 세기말의 허무주의 같은 것들..
** 이 글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배포, 인용, 내용 변경 전에 글 하단의 CCL 아이콘과 안내문(http://bravebird.tistory.com/359)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불펌 발각 시 엄중대처합니다. ** 홍콩에는 센트럴이 있는 홍콩섬과 침사추이가 위치한 카우룬 반도 이외에도 그 배후지인 신계(新界, New Territories) 지역이 있다. 홍콩섬은 아편전쟁 이후 1842년 난징조약으로 영국에 할양된 직할식민지였다. 카우룬 반도 역시 제2차 아편전쟁(애로호 전쟁) 후 1860년의 베이징조약을 통해 추가 할양된 직접통치령이다. 신계는 이와 달리, 1898년 제2차 베이징조약을 통해 홍콩과 중국 사이의 완충지로서 영국에 99년간 조차된 땅이다. 이에 영국 식민정부는 이곳 원거들민의 반감을..
사태가 너무도 복잡하고 흥미로워지고 있어서 오늘 날 잡고 정리해봄. 역사가 아주 오래됐고 팩터도 참여자도 너무 많아서 한번 실타래 놓치면 못 따라갈 것 같다. 더 이상 사람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 시리아 내전의 역사와 현황은? 미국은 중동 지역의 석유자원 확보와 지정학적 헤게모니 확대를 꾀했다. 9·11 테러 이후 대테러전쟁을 명분으로 삼을 수 있게 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펼쳤고, 2010년 이래로 이 지역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였다. 이라크에서 권력을 빼앗긴 수니파들은 이슬람국가(IS)를 건설하여 미국이 나간 자리의 권력공백을 메웠다. 이로 인해 종파간 갈등이 강한 중동지역에서 새로운 정치지형이 구성되기 시작했다. IS의 근거지가 된 시리아는 전체 주민의 70%가 수..
消耗 * 한국어: 소모 * 만다린: xiao1hao4 * 중국 기타지역 제방언: 耗자가 모두 h 계통 초성을 가짐 * 일본어: 옳은 발음은 しょうこう(shoukou), 관용음은 しょうもう(shoumou) * 베트남어: sự hao 耗자 보면 다 [h] 소리고 혹은 그 비슷한 [k] 소린데 한국에서만 언제부터 '모'가 되었나? 다른 발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모' 뿐인데. 알 수가 없다! 각국 한자음을 비교해보니 한국만 다른 것이, 조상님 중 누군가가 毛에 현혹돼서 잘못 읽은 게 굳어졌을 것 같다. 이건 인터넷을 찾아봐도 관심 갖는 사람이 없음 ㅎㄷㄷ.. 일본 웹에는 消耗 독음이 대체 shoukou냐 shoumou냐 알아보려는 글은 좀 있다. 하지만 한중일 한자음을 비교하는 내용은 없다. 참고로 消耗..
1. I have a pen to write with. 2. The vessel has enough fuel to reach Korea with. 2는 직업상 상용구인데, 끝에 with를 쓰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2년째! 안 써도 될 것 같은데 굳이 쓰자니 문법나치 같아서 고민. 안 쓰자니 with를 꼭 써야만 하는 1번 예문이 떠올라 고민. 바이링구얼 친구에게 물어보니 2의 with는 써도 안 써도 된단다. 이유는 설명안됨. 다만, 굳이 쓰려면 "The vessel has enough fuel with which to reach Korea"가 낫다고 덧붙였다. 전치사를 홀로 남기지 않는 게 보기에 낫다는 취지인데, 역시 이유는 설명 불가. 하지만 관계사가 표층에 튀어나와서 구조상 좀 과도해 보인..
올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에서는 중앙아시아 탐험가들의 흔적을 더 찾아보는 게 목표 중 하나였다. 그 타겟 중 하나가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는 1839년에 태어나 1888년에 사망한 러시아의 군인이자 탐험가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근데 서양인 탐험가 중 하나다. 시베리아, 몽골 및 고비사막, 티베트 고원, 암도 티베트(현재의 칭하이 지역), 준가르 분지의 천산 유역, 북중국 등 광활한 지역을 폭넓게 어행하였으나, 본인의 궁극적인 목표였던 티베트 라싸에는 아쉽게도 닿지 못했다. 영문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프르제발스키의 탐험 중에 마침 회족 무슬림 반란이 일어났다. 둥간 반란(Dungan Revolt)이라고도 알려져있는 매우 유명한 사건으로, 신장 지역의 회족 무슬림들이 코칸드 칸국의 칸인..
베를린 돔에서 내려다본 루스트가르텐 구 국립박물관 입구의 기마상 베를린 돔 위의 천사상 베를린 스카이라인(?). 드문드문 보이는 높은 건물이라고는 모두 교회. 베를린 돔 내부 어둠이 찾아드는 베를린 돔. 베를린 도착한 날 저녁. 구 국립박물관 앞 기마상의 해질녘 실루엣 **** 최악의 여행이었다-_-!!!!! 저 나라 납세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귀국 후에 한동안 일상이 흔들렸기 때문에. 컴퓨터공학에 독일어를 복수전공해야 했어-_-! 대학 학비가 무료나 다름이 없다는데-_-! 물가도 서울이랑 큰 차이를 못 느끼겠는데-_-! 이렇게 국제적이고 역사깊은 도시가 인구 300만이라니-_-! 베를린 지하철에는 못 앉은 적이 없어-_-! 당장 독일문화원 수업 등록할까-_-! 같은 생각이 한 2주 동안 끝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