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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결국 약 7일짜리 일정으로 트레킹을 또 하게 되었다. 여름에 우기 되기 전에 지금 봄 무렵이 트레킹 최적기라서 뽕 다 뽑고 출국할 거다. 체온 보전과 쑥과 마늘의 사명을 띠고 나와있는 현재 위치는 샤프루베시. 아침 8시쯤 출발해서 오후 4시쯤 도착했으니 8시간 가량 소요. 등산은 하지 않았고 어프로치만으로 하루가 갔다. 현재 해발고도는 1459m로 높지 않으며 최고 최저기온 각각 18, 12도, 체감온도 15도 가량. 온수만 나온다면 샤워를 해도 무리 없으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물을 만져보니 머리도 감을 수 없을 것 같다. 랑탕은 안나푸르나 서킷 대비 최고 고도가 낮고 일정도 좀더 짧은 곳인데다 경험이 생겨서(즉 문명인의 체면을 많이 내려놓게 되어) 짐은 확연히 가벼워졌다. 아이젠, 스패츠, 무릎보호..
현재시각 밤 10시. 포카라 숙소 복귀 완료. 아침 9시 무스탕 묵티나트에서 버스 탑승, 18시경 포카라 윈드폴 게스트하우스 도착. 진짜 창가를 내다보면 가끔 안전장치도 없는 절벽과 차 사이의 거리가 5cm도 안 되는 듯하여 모골이 송연해지는 굉장히 험하고 엄청나게 덜컹거리는 길이었음 ㅋㅋㅋ 네팔 버스 기사들 진짜 베스트 드라이버임 복귀 후 가이드들과 일행들과 작별한 직후 윈드폴에서 김치찌개 + 삼겹살 1인분 + 신라면 3위일체를 뿌숨. 모르는 사람들이 옆에서 무심결에 보다가 놀람. 이거슨 생애 최대 규모의 다시 없을 대식이다. 갔다오면 한 3키로 살 빠진다길래 윈드폴 체중계로 재봤는데 그대로였다 ㅋㅋㅋ 이게 내 신체의 특이점이다. 유의미한 체중 변화가 없음. 평소 1일 2식 하고 간식 안 먹는 사람이 ..
현재 위치 무스탕 묵티나트. 서킷 종료. 현재 고도 3669m. 오늘 도달한 최고점 토롱라 패스는 5416m. 오전 5시 출발 오후 3시 반경 묵티나트 숙소 도착. 고산증 증세 없었음. 전원 무사. 일출 전의 눈밭이어서 손끝 발끝이 매우 추웠으며 옷을 있는 대로 껴입어서 동작이 둔했다. 장갑을 벗고 사진 찍을 엄두 같은 것은 나지 않았다. 하강할 때가 서킷 9일 전 일정 중에 가장 빡셌다. 올라가는 건 천천히 느릿느릿 가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반면, 오늘 내려갈 때는 옆은 절벽 같은 사면이고 온통 새하얀 눈길이라 미끄러지면 옆으로 굴러 내리거나 다른 사람들까지 다친다는 생각에 긴장하게 되어 골반까지 힘이 들어갔다. 오늘 3만보 넘게 걸었음. 동네 절과 구루 린포체 상 앞에서 무사 귀환에 대해 감..
8시 마낭 출발, 2시반 레다 숙소 도착 현재 고도 4200m 산소포화도 70대(? 이거 맞아?), 심박 60-70대 머리 띵한 증세와 발이 약간 찌릿한 증세가 생김 점심 때 아세타졸아마이드 한 알, 저녁때도 먹음 현재 밖에 눈펑펑 내림 최고기온 0도 최저기온 영하 11도 4000m를 딱 넘어서니 무증상이었던 3000m대와는 확실히 다르다. 티베트 라싸가 4000m대 가까운 3700m로 알고 있는데 언젠가 가게 되면 비행기로 바로 날아가지 말고 무조건 칭짱열차를 타고 천천히 가는 것이 안전할 듯 하다. 내일은 새벽 4시쯤 일어나서 서킷의 최고점인 토롱 라를 향해 간다. 마낭에 며칠 머무르며 설표를 찾아다니는 미국 영문학 교수님이 설표 발자국 사진 같은 것을 보내 주신다. 마낭에 롯지를 운영하면서 설표를 ..
어제 8시 반쯤 출발하여 천천히 걸어 12시 반쯤인가 마낭에 도착했다. 이곳은 고도 적응 및 보급을 위해 2박 정도 쉬어가는 곳이다. 드디어 머리를 감을 수 있었고 심지어 방금도 머리를 감고 왔으니 이틀 연속 호강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출발 전에 써니 언니가 선물해준 여행용 드라이기가 이곳에서 한국인 트레커 다섯 명의 체온과 행복을 책임졌습니다. 언니 고마워! 샤워는 출발 이후 아직 한 번도 할 수가 없었으나 땀이 나는 날씨는 아니어서 별로 간절하지 않지만 머리는 진짜 너무 감고 싶었다. 여섯째날인 오늘은 서너 시간쯤 쉬엄쉬엄 동네 뷰포인트에 올라갔다 왔다. 고도가 3800m 넘었고 눈이 덮여 있어 아이젠이 필요했지만 모두들 컨디션이 괜찮았다. 꼭대기에 룽타도 걸고 소원도 빌면서 고마운 친구들에게 보내..
비슷하게 7시 반쯤 시작하여 갸루를 거쳐 3시 무렵쯤 나왈에 도착했다. higher route를 택했으며 경치가 그 어느 날보다도 드라마틱했다. 현재기온 영하 4도 체감온도 영하 7도이며 해발고도 3660m이다. 천천히 걸었고 중간중간 많이 쉬었으며 아직 고산증 증세는 없었다. 별다른 약은 복용하지 않았다. 숙소 동네 엄청 높은 언덕에 불탑이 보여서 계단을 한참 걸어 올라가 봤는데 불탑 위에도 계단이 끝도 없었다. 끝까지 가면 뭐가 있는지 궁금했으나 곧 어두워질 마당에 무리하면 고산병 올까봐 파드마삼바바 상을 보고 불탑을 보고 내려왔다. 알고 보니 계단은 다른 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이라고 한다. 숙소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이 쉬지도 않고 올라가더라고 특전사냐고 하셔서 구르카 출신이에요^^* 라고 스웩 부렸음..
인터넷이 너무 불안정한 곳이라 다음날 아침 5시 40분에 쓴다. 셋째날은 7시 반~8시쯤 출발하여 오후 3시 되기 전에 어퍼 피상에 도착했다. 트레킹은 여전히 괜찮고 내가 너무 빨리 걷는 경향이 있어서 의식적으로 천천히 하려고 노력한다. 코로스 페이스 3. 저거 좋아 보여서 나도 갖고 싶다. 한참 걷고 나서 재봤는데 동행하는 어른들이 저 심박수나 스트레스 지수는 정상인이 가만 있다가 쟀을 때 나오는 거라고 본인들은 지금 심박수가 100이 넘어간다고 놀라워 하셨다. 난 평생 어떤 기준으로 봐도 잘 걸었다. 나랑 같이 등산을 하거나 걸어본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신입사원 연수에서든, 등산 학교에서든, 다람살라에서 했던 트리운드 트렉에서든, 같이 등산을 간 친구든 아버지든, 부탄에서든 날더러 삐꺽 마른 것이 ..
둘째날은 7시에 밥 먹고 7시 반에 출발하여 3시 반쯤 차메의 숙소에 도착했다. 가이드 겸 포터 시암 아저씨가 내 짐을 들어주신다. 내 짐이 무겁진 않은데 공간은 없어서 내 짐은 뒤에 아저씨 짐은 앞으로 메셔서 마음이 쓰여 몇 번이나 괜찮으신지 여쭸지만 워킹 스틱도 안 쓰시고 괜찮으시다고 한다. 올해 마흔 여덟이신데 열아홉 살짜리 딸이 3개월 전에 대학에서 만난 엔지니어와 결혼했다고 한다. 같은 날 함께 출발한 한국인 다섯 명과 가이드 세 명 총 여덟 명이 같이 다니고 있다. 89학번 대학 동기이신 친구 세 분이 같이 오셨는데 나도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같이 갈 수 있는 친구가 과연 있을까? 너무 부럽고 좋아 보였다. 차메 현재온도 7도 체감온도 5도. 고도상 샤워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지만 이미 ..
현재는 다라파니의 첫 롯지. 이곳은 다행히 와이파이가 된다. 첫날이라 어프로치로 시간이 다 갔다. 아침 6시 30분에 버스를 타고 베시사하르까지 4시간 걸려 왔다. 버스 창문이 고장나서 자꾸 열리는 바람에 버스 안에서 이미 두더지꼴이 되었다. 점심으로 치킨 커리를 배불리 먹고 또 진짜 엄청나게 덜컹거리는 지프를 타고 몇 시간 걸려 다라파니까지 왔다. 멀미는 나지 않은 것을 보면 난 부탄에서부터 이미 적응되었다. 다만 머리가 온통 먼지로 끈적거렸고 검은색 바지는 먼지가 앉아 뽀얗게 되었다. 롯지에 내리니 이미 오후 3시 반이라 조금 이따 저녁을 먹었다. 다행히 같은 날 출발하는 윈드폴 사람들이 함께여서 딱 맞게 지프를 채워서 왔고 덜 심심했다. 리빙 포인트 가급적 씻지 않고 체온을 보전한다. 꼭 씻겠다면 ..
2024 백수 기념 트랜스 히말라야 여행!! 부탄 1주일 - 네팔 2~3주일 - 인도 비하르, 우타르 프라데시 불교 성지 1주일 - 인도 시킴 1~2주일 - 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시 1주일 - (콜카타) - 뉴델리 인도 박물관 (오렐 스타인 컬렉션) - 인도 우타라칸드 1주일 - 인도 히마찰 프라데시 1주일 - 인도, 파키스탄 펀자브 1주일 빨간 점 루트인데 이론상 최.소.한. 2개월 반은 소요될 걸로 보인다. 국내선 비행기도 많이 타야 되고 일단 부탄에 간다는 것만으로 돈이 많이 든다. 사실은 이뿐 아니라 스피티 밸리도 가고 싶고, 라다크와 잔스카르도 가고 싶고, 푹탈 사원도 가고 싶고, 암리차르를 통해 파키스탄으로 넘어가서 라호르와 탁실라와 페샤와르까지 다 보고 훈자로 올라가고 싶고, 거기서 카라코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