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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1-2월에 넷플릭스 드라마 을 보면서 부족한 중국어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바람피는 연놈들 이야기에선 ㅅㅄㅂ 하면서도 동일 연령대 이야기다 보니 바로 갖다 쓸 수 있는 표현을 낼름 주워 먹기만 하면 돼서 너무 개이득입니다. 혼자만 알기엔 아까워서 가끔 재밌는 게 있으면 써보려고 해요. (나한테만 재밌을 확률 99.99퍼;; ㅋㅋ) 중국어는 한자 때문에 조어력이 뛰어나서 유행어, 신조어 및 번역어가 정말 기발합니다. 근데 그런 콘텐츠는 저보다 더 잘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 대신, 저는 오늘 한자 한 개 붙잡고 뚜드려 패겠습니다. 현대 중국어에서 정말 자주 보고 듣는 글자라서 한번 봐두면 무조건 이득입니다. 보장함. 그럼 숨은 그림 찾기 ㄱㄱ 해볼까요. 아래 짤에서 공통적인 글자 하나 찾아보세요. ..

2019년 12월에 인도 여행 가기 전에 읽고 갔던 키플링 소설 . 정말 많이 기대를 했는데 사실 명성에 비해 잘 읽히지가 않았다. 문학동네 버전이었고 뭔가 번역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진짜 이상한 번역인 게 확실하다. 은 챕터 시작부분마다 짧은 시가 첨부돼 있는데, 챕터 4의 요술 모자(The Wishing Caps)라는 시가 왠지 마음에 들었다. 당시 인도 여행이라는 모험을 앞두고 위험과 불확실성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완전 몰두해 있었기 때문에, 만약 내가 행운을 돌보지 않는다면 / 행운은 틀림없이 나를 따라 오리니 하는 부분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있는 이북에서 원문을 뒤져서 찾아냈는데 이게 오히려 번역문보다 쉬웠다 ㄹㅇㅋㅋ 영어로 읽고 비로소 이해했다 진짜. 이걸 내가 ..

가장 좋아하고 항상 가까이 두는 몇 안 되는 시 중에 러디야드 키플링의 If가 있다. Nas의 Made You Look이라는 곡 뮤직비디오 첫머리에서 처음 접한 후, 살면서 제일 억울하고 굴욕적이고 패잔병 같았던 시절을 이 시와 함께 버텼다. 몇 년 전에 이 폴더에서 소개한 적도 있다. (링크) 마하트마 간디나 이소룡, 유일한 박사, 워렌 버핏이 좋아했던 시이자,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도 꾸준히 꼽혔다고 한다. 영국 윔블던 테니스코트의 입구에도 한 구절이 새겨져 있는데, 내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이자 완전히 지쳐 버렸던 패잔병 시절에 가장 많이 되새긴 부분이다. 이 시는 전혀 어렵지가 않고 쉬운 단어로 쓰여 있다. 그런데 그간 해석이 잘 안되는 딱 한 부분이 있었다. "If you can fill ..
유튜브의 갓 알고리즘에 의해 우연히 보게 된 영상인데 내 평소 믿음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소개해 본다. 사람들은 보통 남에게 만만하게 보이지 않을 방법을 연구하는 것 같다. 반면, 만만해 보일수록 의외의 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내 굳은 믿음이다. 상대방이 나를 쉽게 볼수록 내 앞에서 약점을 많이 드러내게 되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Fm3ZuFtjuM 예전부터 도대체 왜 그런 것인지 정말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를 순수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좀 띨빵한 허당인 경향이 있으니 그렇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속으로는 계산이 서있고 손해 안 보려는 강렬한 마음이 있다. 앗 그게 훤히 보이는 건가? 그래서 순수하다고 하는 건가? 웬만하..

사실 거의 5개월쯤 전에 발견했지만 ㅎㅎ 이 블로그의 글 하나가 무려 단행본에 인용되었다! 338-339쪽의 홍콩 행정장관 선거 방식에 대한 부록을 읽는데 아무리 봐도 이건 너무 익숙하더라. 내 블로그를 참조한 게 분명했는데 인용 표시가 없어서 또 도용당했나 생각했지. 공들여 글을 써도 네임드 좋은 일이나 하게 되는 이름없는 아마추어의 설움이란... 하면서. (예전에 기획 기사 같은 곳에 표시가 없이 인용된 걸 우연히 발견해서 기자에게 클레임을 한 적이 한 번 있음.) 미주를 펼쳐보니까 다행히 언급이 있었다. 이렇게 단행본에 인용이 되니까 신기하고 뿌듯하다. 어디 동네방네 자랑은 못한다. 여기 블로그에 개인 TMI가 너무 가득했었기 때문에 만인에게 무차별 공개할 수는 없었어! ㅋㅋㅋ 오직 이곳에나 조용히..

이 책은 군인, 경찰, 경호원, 특수요원 등 시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최전선에서 일하는 직업적 전사들이 알아두면 좋은 것들을 다루고 있으며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전투 상황 전, 중, 후에 어떤 신체/심리적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지, 얼마만큼의 피를 흘리고도 살아남아 반격을 가할 수 있는지(무려 200ml 우유 열 팩!),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쏘아야만 한다는 도덕적 딜레마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은지 등등 실용적인 내용뿐 아니라, 전사의 미덕과 자부심 등의 내용이 등장합니다. 게임은 왜 이렇게 재밌는가 하는 한 가지 질문이 절 이렇게 밀리터리까지 입문하게 만들었습니다. 게임에서 전투까지 비약하게 된 경로를 세세히 설명하기는 어렵고 번거롭지만, 다름아닌 '액션(행위)'과 '승부'와 '운명적..
예전에 인생 목표 중에 책 쓰기를 꼽은 적이 있다. 지금은 그에 대해서 의문이다. 관심 분야 몇 가지에서 내 나름대로 경지에 이르고 싶어서 책을 쓰겠단 생각을 했었다. 근데 책쓰기를 목표로 삼으면 재미로 하던 것마저 굳이 과제로 만드는 것 같다. 어떤 워커홀릭 한 분이 생각난다. 이 분은 평일에도 새벽까지 일하면서 주말에 하는 취미생활로도 돈 벌 방법을 찾았다. 다른 사람에게 취미를 물어보면서도 그걸 사업으로 만들어보란 말을 꼭 덧붙였다. 진취성은 높이 사지만, 취미조차 프로젝트로 만드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피로를 준다. 아무래도 진정한 재미는 아무 짝에도 쓰잘데기 없음, 탕진, 낭비, 비합리성, 놈팡이 짓에 있는 것 같다. 취미를 습관, 루틴, 과업, 목표로 삼는 것도 모자라서 돈벌이 수단으로까지..

옛날부터 익히 들은 책이라 한번 읽어봤다. 아리스토텔레스나 철학이나 윤리 자체에 대해서 논하는 데는 전혀 관심 없고, 오직 아전인수격으로 내 생각과 비슷한 부분이나 가져와서 몇 마디 덧붙이련다. 좀 길다. 출처는 천병희 역 2018년 개정판 니코마코스 윤리학입니다. 자부심이 강한 사람은 자신이 높이 평가하는 일이 많지 않기에 하찮은 일에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큰일을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쓴다. 그리고 그가 위험을 무릅쓸 때는 목숨조차 아끼지 않는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기 목숨을 구하는 것을 가치 있는 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시혜자가 되기를 좋아하고 수혜자가 되기를 부끄럽게 여긴다. (p.151) 모든 장인은 작품이 태어나면 작품이 그를 사랑하는 것보..

최근 , 를 너무 재미있게 다 읽었습니다. 할 얘기가 너무 많은데 다 표현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적당한 제목도 떠오르지가 않네요. 글을 몇 번 끊어 올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바로 이전글 도 나심 탈렙과 관련된 글이었습니다. 일단 어쩌다가 이 아저씨 책을 접하게 되었는지부터가 긴 이야기입니다. 저는 주말에 아주 밤을 샐 지경으로 게임을 하는 날이 많습니다. 작년 365일 중 게임에 쓴 시간이 22일이 넘습니다. 집계에 안 잡힌 것도 있으니까 그것보다 훨씬 많이 했을 겁니다. 그러고 났더니 이런 궁금증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 게임은 왜 이렇게 재밌을까? - 게임이나 일이나 공부나 다 배우고 익히느라 고생해야 하는 건데 왜 게임은 유난히 재밌을까? - 사람들은 왜 내기와 승부를 좋아할까? -..

여러분은 길티플레저 노래가 있으신가요? 뭔가 대놓고 좋아한다고 인정하긴 부끄럽지만 중독성 있어서 왠지 계속 듣게 되는 악마의 후크송 류.. 아마 다들 있으시겠죠. 뭐 저는 옛날 사람이라 슈퍼주니어 쏘리쏘리라든지 현영 누나의 꿈 같은 노래가 생각나네요;; ㅋㅋㅋㅋ 소개드릴 Hanson의 Mmmbop이 아마 미국인들한테 그런 노래 같습니다. 음 밥! 두비 두밥! 이 계속 반복되는데다 나머지 가사도 정확하게 들리지는 않는 노래거든요. 변성기도 오지 않은 소년이 부르는 전형적인 틴 팝처럼 들립니다. 유튜브 댓글은 대부분 이런 내용이지요. 이 노래는 1997년 출시됐는데 전 한참 지나서 중학교 때 라디오를 듣다가 알게 됐습니다. 자주 듣던 노래도 아닌데 작년 말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반평생 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