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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최근 몇 년간 독립해서 살면서 먹고 사는 것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특히 요즘은 더더욱 활동이 제한되어 식생활이나마 다양하고 건강하게 즐겨봐야겠다는 절실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은 음료 동아리 회장님이 최근에 언급하셨는데 나도 마침 갖고 있어서 여행길에 보려고 킨들에다 넣어 왔다. 별 일정 없이 노닥노닥하며 날씨를 즐기는 날에 야외 벤치에서 읽는데 모처럼 여유롭고 행복한 순간이었고 오랜만에 책이란 게 재밌었다. 친구가 10년 전에 이북에다가 넣어서 선물해주었는데 이제서야 손길이 닿았다. 진작 읽어볼걸. 마이클 폴란의 푸드 룰은 식생활에 대한 동서고금의 격언들을 재치있고 짧게 수록해놓은 책으로 워낙 쉽게 읽을 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요점은 1. 음식을 영양소로 환원해서 생각하지 말라. 먹는 것은 영양소..
현재 조식을 잔뜩 먹고 돌아와서 컴퓨터를 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독일 남동생이 여기 출장지까지 와서 일주일 휴가를 보내고 갔다. 10년 전에 교환학생 버디 동아리의 같은 조원으로 만나서 10년째 꾸준히 연락 중 ㅋㅋ 오히려 당시 내가 맡았던 중국, 홍콩 버디들보다도 더 볼 일이 많음 ㅋㅋㅋㅋㅋㅋ 한국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친구라서 한국에 들어오면 꼭 보고, 나도 2015년에 베를린 갔을 때 포츠담에 계신 친구 가족까지 방문했었다! 이때 친구 어머님이 해주신 귀중한 말씀대로 난 세 가지 기둥을 고르게 떠받치는 균형의 수호자를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음. (1. 인간관계 2. 일 3. 취미) 처음 이틀은 나도 일정이 없어서 이곳저곳 같이 걸어 돌아다녔는데 관광도 관광이지만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친구는..
문학 전공 시작한 후에 탈식민주의 이야기하는 교수님들 보고 그 분야 자체에 실망한 이유 = 현 여당의 행태를 굉장히 안 좋게 보게 된 이유 뿌리가 완전히 동일하다. 번역이 난삽하기는 하지만 디아스포라의 지식인이라는 책에 '마오주의'라는 키워드로 잘 정리되어 있다. 옛날에도 글 남긴 적 있음. 요약하면, 약자의 정의를 부르짖을수록 자기 봉급과 권위가 올라가는 사람들을 왜 믿어야 하나? 더보기 오리엔탈리즘이 반드시 백인의 속성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오주의자 역시 반드시 인종적으로 '백인'은 아니다. '백인의 죄'라는 말은 계속해서 권력과 결여를 서로 대치시키는 담론유형을 가리키는데, 그 담론의 화자는 제인 에어처럼 권력을 가지고 말하면서도 자신을 무력한 것과 동일시한다. 이는 특권층 출..
평소 꽤 즐겨듣는 채널인데 이 영상은 며칠 전에 올라왔다. 대체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었는지 모르겠다. 딱히 꿈이 없는 사람 이야기 글이랑 바로 관련 있는 내용이다. 이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구구절절 맞는 말을 재밌게 간명하게 잘할까. 15분이 아깝지 않으니까 관심 있는 분들 한번 보세요. 오디오로 틀어만 놔도 내용 파악에 문제 없습니다. https://bravebird.tistory.com/562?category=567536 딱히 꿈이 없는 사람 이야기 나는 계획하고 목표로 했던 진로를 성취한 사람이 아니다.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회사원이 되어 8년째 일하고 있고, 업계와 직무도 우연히 결정되었다. 사실 애초에 뚜렷한 진로 목표랄 게 딱히 bravebird.tistory.com https://www.y..
종교가 없는데도 구약성경의 전도서를 읽게 된 것은 조지 오웰 에서 본 전도서에 대한 극찬과 Hanson의 Mmmbop이라는 유명한 노래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한번 찾아읽고 나서 그 묘한 매력에 빠져들어 꽤 자주 들추어 보고 있다. 친구에게 성경은 왜 이렇게 말이 예스럽냐고 했더니 고맙게도 일상어로 쓰인 읽기 쉬운 성경을 선물해 줘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전도서는 과연 성경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현실적인 내용이라 이질감이 별로 들지 않는다. 나는 종교가 없고 영혼은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게 불확실하고 허무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무언가에 맡긴다'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싶다. 그래서 내가 꼽은 좋아하는 문구에 아이러니하게도 전도서와 버트런드 러셀 이 같이 등장한다. (러..
학생 때 나는 과외 아르바이트를 싫어했다. 무언가를 남한테 설명이 가능할 때까지 이해하고 정리해서 가르치는 건 꽤 재미가 있다. 근데 공부에 영 관심이 없는 학생들한테 공부를 왜 해야 되는지 납득시키는 게 불가능했다. 우선 내 스스로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로 그저 했었다! 잼민이 시절 승부욕이 강해서 운동이나 발표 같은 것에 욕심이 많았다. 중학교에 갔더니 라이벌이 생겨서 그 욕심이 공부로 옮겨붙는 바람에 처음으로 펜대 운전사가 되어보았다. 요령이 전혀 없어서 그냥 닥치고 하다 보니 잘한다 소리를 들어보게 되었다. 잘한다 소리를 계속 들으니 항상성을 유지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용 자체에도 재미를 느끼면서 너드가 됐다. 너드가 되니 가급적 동료 너드를 많이 만날 수 있는 상위권..
** 이 글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배포, 인용, 내용 변경 전에 글 하단의 CCL 아이콘과 안내문(http://bravebird.tistory.com/359)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불펌 발각 시 엄중대처합니다. ** 졸려서 요점만 정리합니다. 대부분 예상했던 내용대로라 더 이상의 설명이 必要韓紙? - 올해 양회에서 홍콩 선거제도 개편 결정이 났으며, 이에 따라 작성된 홍콩 기본법 첨부문서 1조와 2조의 수정안이 167대 0의 만장일치로 오늘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통과됐습니다. 3월 31일 수요일 발효됩니다. 첨부문서 1조, 첨부문서 2조 영문 전문을 각각 링크합니다. - 행정장관을 뽑기 위한 간선 선거위원회의 인원이 기존 1200명에서 1500명으로 증원되었습니다. 선거위원회는 기존에 총 4개의 섹..
나는 계획하고 목표로 했던 진로를 성취한 사람이 아니다.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회사원이 되어 8년째 일하고 있고, 업계와 직무도 우연히 결정되었다. 사실 애초에 뚜렷한 진로 목표랄 게 딱히 없었다. 도통 뭘 알아야 욕망을 하고 목표로 삼고 배짱 있게 투자를 해볼 것이 아닌가! 나이 열여덟에 공부만 했는데 어떻게 자기 꿈이 뭔지 앎?! 그렇다고 막 살지는 않았다! 이것저것 가능한 만큼 해보고 실패해보고, 안 맞거나 불가능한 옵션을 하나씩 지우다 보니 여기까지 왔고 계속 어디론가 가는 중이다. 그 시행착오 경험을 써본다. 1. 잘못된 전공 선택 대학에 가기까지는 일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완벽주의 학생이었다. 다행히 원하던 대학에 갔고, 대학에서는 학비를 스스로 내기로 다짐했기 때문에 전공도 마음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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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서른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재밌었던 게 등장인물 이름입니다. 극중 상황과 딱 맞도록 절묘하게 지어 놓았습니다. 중국어를 알면 이름에 담긴 우의적 의미를 쉽게 눈치챌 수 있지만, 번역의 과정을 건너다 보면 모조리 lost in translation 되기 때문에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한번 쭉 소개해 볼게요. 스포일러 있음!! 1. 구자 (顾佳) 완벽 그 이상의 전업주부 구자. 구자가 처음 등장하던 장면 기억하시나요? 구자라는 이름하고 전업주부하고 무슨 상관이길래 이런 말을 할까요? 구자의 이름인 자(佳, jiā) 는 아름다울 가 자를 씁니다. 이외에도 훌륭하다, 뛰어나다는 뜻이 있어요. 이게 집 가(家, jiā)랑 발음이 완전이 똑같아요. 성씨인 구(顾, gù)는 한국 한자로는 돌아볼 고(顧) 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