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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https://bravebird.tistory.com/362 회사에서 배운 것은 무엇인가8시 출근 23시 퇴근 24시 집도착;; 그건 둘째치고 일 내용 자체에 대해서 관심이나 의욕이 없고 수동적인 자세라 요즘 하는 일이 정말 발퀄인 것 같다. 매너리즘 쩐다. 만사 귀찮다. 묻는 말에 대답bravebird.tistory.com이런 글을 몇 년 전에 쓴 적이 있다. 평생 학생으로 살다가 회사생활을 하게 된지 2년차에 남긴 내용이다. 저건 지금 읽어봐도 바뀐 생각이 하나도 없다. 이처럼 어떤 경험은 너무나 크리티컬한 것이어서 그걸 겪기 전 상태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도록 사람을 바꿔 놓는다. 학생이었다가 직업인이 된 것도 그런 경험이었지만 그보다도 훨씬 더 크리티컬했던 것은 투자를 시작한 것이었다. 그래서 투..
연휴 3일 전 코로나에 걸렸고 7일간 꼬박 바깥 출입을 하지 않았다. 예약해둔 여행도 없고, 코로나 걸렸으니 친척 방문도 못하고, 아무 약속도 없고, 어디 갈 수가 없기에 거의 매인 것이 없는 온전히 자유로운 시간이었음. 이때야말로 내 소원인 은퇴자처럼 살아보기로 했음. 그때 내 자신이 대체 뭘 하는지 들여다보니 알람 무시하고 원없이 자기, 밀린 빨래하고 재활용품 정리하기, 방 청소하기 (3평짜리 방이라 물휴지로 한번 닦으면 끝남), 필요했지만 정보 수집이 필요했던 물건에 대해 찾아보고 구입하기 (색온도 조절이 가능한 책상 스탠드, 고데기), 인테리어나 가전, 가구 관련 정보 찾아보기, 책상에 다리 뻗고 그동안 보고 싶었는데 계속 미뤘던 애니메이션 보기, 방송통신대 과제하고 강의듣기, 한문 수업 듣다가 ..
䲜 물고기 성할 업 龘 용이 가는 모양 답 豙 돼지가 성나 털 일어날 의 迗 하늘의 뜻을 어길 와 玂 개 새끼 한 마리 낳을 기 䰬 미친 귀신 귤 妠 어린아이 살 통통히 찔 놜 奀 파리할 망좆 䂅 어리석은 사람의 눈빛 한 나무위키에서 '벽자'라는 페이지를 보고 재미있어서 적어놓는다. 절대 실제로 쓸 일은 없는 이상한 한자들이다. 전자사전 이전 시대에 실제 책으로 된 옥편을 뒤적이다가 웃긴 한자들을 발견하면 재미있었다. 코로나 격리 끝나면 부모님 댁에 가서 옥편이 아직 있나 봐야겠다. 있으면 하나 가져와야지. 네이버 사전에서는 찾을 것만 딱 찾게 되기 때문에 뒤적이다가 발견하는 재미는 없다. 저 중에서는 그나마 의 자가 익숙하다. 의연하다 할 때 의연이 毅然인데 글자 오른쪽 부분이 원래 저런 뜻인 것이었다..
요즘 한문을 중문과 수업에서도 사기 강독 모임에서도 열심히 배워보고 있는데 정말 재밌다. 한자가 무궁무진하게 많고 그 하나하나가 뜻도 다양하다. 현대한어와 뜻이 똑같은 경우도 있고 달라진 경우도 있어서 서로 비교하며 익히면 재밌다. 아래는 출사표에서 중요한 표현들로 선생님이 골라주신 것들인데 전혀 몰랐던 한자들이 많아서 찾아보다 보니까 시간 가는 줄 몰랐다. '陟(척)'은 '오르다, 승진하다'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처음 보았다. 妄自菲薄(망자비박) : 함부로 재주가 모자라다고 생각하다. 陟罰臧否(척벌장비) : 잘한 일은 상주고 잘못한 일은 벌준다. 猥自枉屈(외자왕굴) : 외람되게도 스스로 몸을 굽히고 왕림하다. 庶竭駑鈍(서갈노둔) : 보잘것 없는 역량을 다 발휘하다. 攘除姦凶(양제간흉) : 간사하고 흉악한..
드디어 그 유명한 제갈량 출사표의 원문을 배우게 되어 한번 직접 번역해보겠다. 신 제갈량이 아룁니다. 선제께서 나라를 개창하시고 반도 이루지 못하였는데 중도에 돌아가셨습니다. 오늘날 천하는 삼분되어 있고 익주는 피폐하니, 이는 진실로 나라가 위급하여 존망이 달린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러나 안으로는 시위하는 신하가 게으르지 않고, 밖으로는 충성스러운 병사들이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 것은 아마도 선제의 각별한 대우를 추념하여 폐하께 보답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신하들에게 의견을 구하시어 선제께서 남기신 덕을 빛내시고 지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은 실로 마땅합니다. 망령되이 스스로가 보잘것없다고 여겨 인증과 비유가 올바름을 잃은 나머지 충성스러운 간언을 막으셔서는 아니됩니다. 궁중과 부중은 모두 한 몸이니, ..
현재 우리 집 세입자의 전세계약은 12월 초에 종료된다. 한 번도 고친 적이 없는 오래된 아파트이므로 내가 이사 들어가기 전에 인테리어부터 전부 새로 해야 해서 업체를 알아보고 있다. 인테리어는 처음일뿐더러 수천만원 규모의 공사를 회삿돈 말고 내돈내산으로 발주하는 경험도 인생에 몇 번 없을 듯 하다. 그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번을 위해 현재의 기록을 남기겠음. 1. 업체 탐색 (+ 가견적) 2. 계약 (+ 실측 및 상세 견적) 3. 자재 선택 및 3D 모델링 (+ 상세 수정) 4. 시공 5. 사후 처리 대략 위의 과정으로 이루어질 것이 예상되며 현재는 업체를 물색하면서 초도 미팅을 하는 중이다. 원래 이번 주에 몽골 여행 가있었어야 하는데 하필 비행기 뜨는 날에 태풍 크리를 맞아서 비행기가 취소되었고 ..
어제 쓴 똥글(너무 길고 이 글과 핵심이 중복되므로 없앰)이 궤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찾아보았더니 양립가능이론이라는 것에 가까운 것 같다. 즉 결정론과 자유의지는 양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신학적인 숙명론은 믿지 않는다. 내 생각의 재료에는 아브라함계 유일신 사상의 영향은 전무하다. 단 인과율은 믿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과거가 있었으면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었으면 미래가 있다. 딱 이 정도 차원에서 세상사에 이미 결정된 것들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 미래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까지도 전부 다 세세히 정해져 있다고까지는 생각 않는다. 사람은 자신의 선택이나 행동에 따라 펼쳐질 몇 가지 가능성의 존재를 직관적으로 안..
명나라 6대 황제 영종 주기진은 연호가 '정통'과 '천순' 두 개다. 즉 두 번 즉위한 셈이고 그 이유는 토목의 변이다. 정통제는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태자에 책봉되었으며 9세에 황위를 계승하게 되었다. 황제가 어리면 외척이 발호하거나 환관이 날뛰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 태감 왕진은 권모술수에 능했다. 때때로 황제를 대신해 대신들이 올린 문서를 결재했다. 반면 태황태후는 현명하여 황제가 처리하는 일을 조정 중신과 상의하게 했으며, 환관 기구를 감찰하고 문제가 있으면 왕진을 소환하여 꾸짖었다. 하지만 정통 7년에 태황태후가 병으로 서거한 후, 정통 11년에 이르기까지 고명대신 역시 연이어 사망하면서 왕진이 정통제의 총애를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하기 시작한다. 당시 몽골은 오이라트와 타타르로 분열되어 있다..
중국사 최대의 굴욕 중 하나인 명대 토목의 변이 일어난 실제 장소 장자커우 토목보(土木堡) 유적에 다녀왔다. 요약하면 명나라 정통제가 탐관오리 환관한테 휘둘려서 몽골 오이라트 부에 포로로 잡힌 레전드 사건... ㅋㅋㅋ... 7월 6일 목요일 당일 딱 3시간 정도만 보고 바로 베이징으로 돌아와서 그날 저녁 친구가 회사 동료들과 함께 모여 법인카드로 사준 베이징 오리를 잡쉈다. 14:13 베이징 칭허 기차역(清河站)에서 출발 17:58 장자커우 화이라이 기차역(怀来站)에서 출발 11~12시 무렵 집에서 나와 기차역에 도착한 다음 직원에게 직접 왕복 표를 샀다. 택시 안에서는 여석이 많았는데 막상 역에 도착하니 실시간으로 매진이 되었다. 외국인이라 여권번호 등을 입력해야 해서 예매 기계로는 사지지가 않았다. ..
12년 전에 다녔던 곳들을 다시 방문하다 보면 12년 전과 지금의 나를 견주어 보게 될 때가 많았다. 그동안 12년 전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가 많이 있었다. 일단 이런 일을 하면서 돈 벌고 있을 줄 전혀 몰랐고 집을 마련했을 줄도 몰랐다. 이런저런 좋고 나쁜 일들을 겪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벌써 그것들마저 시간이 지나서 희미해질 줄은 더 몰랐다. 공부하는 외국어 개수가 늘어나고 학사학위도 추가하게 될 줄도 몰랐으며 그때로선 딱히 생각 못했던 이런저런 취미들을 실행하고 있을 줄도 몰랐다. 영원할 줄 알았던 친구들과 자연스레 멀어져서 생각도 나지 않을지 상상 못했으며 12년이 지났는데도 반갑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 줄도 몰랐다. 나는 마치 그냥 그대로인 것만 같은데 인간사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