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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어제 쓴 똥글(너무 길고 이 글과 핵심이 중복되므로 없앰)이 궤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찾아보았더니 양립가능이론이라는 것에 가까운 것 같다. 즉 결정론과 자유의지는 양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신학적인 숙명론은 믿지 않는다. 내 생각의 재료에는 아브라함계 유일신 사상의 영향은 전무하다. 단 인과율은 믿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과거가 있었으면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었으면 미래가 있다. 딱 이 정도 차원에서 세상사에 이미 결정된 것들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 미래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까지도 전부 다 세세히 정해져 있다고까지는 생각 않는다. 사람은 자신의 선택이나 행동에 따라 펼쳐질 몇 가지 가능성의 존재를 직관적으로 안..
명나라 6대 황제 영종 주기진은 연호가 '정통'과 '천순' 두 개다. 즉 두 번 즉위한 셈이고 그 이유는 토목의 변이다. 정통제는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태자에 책봉되었으며 9세에 황위를 계승하게 되었다. 황제가 어리면 외척이 발호하거나 환관이 날뛰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 태감 왕진은 권모술수에 능했다. 때때로 황제를 대신해 대신들이 올린 문서를 결재했다. 반면 태황태후는 현명하여 황제가 처리하는 일을 조정 중신과 상의하게 했으며, 환관 기구를 감찰하고 문제가 있으면 왕진을 소환하여 꾸짖었다. 하지만 정통 7년에 태황태후가 병으로 서거한 후, 정통 11년에 이르기까지 고명대신 역시 연이어 사망하면서 왕진이 정통제의 총애를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하기 시작한다. 당시 몽골은 오이라트와 타타르로 분열되어 있다..
중국사 최대의 굴욕 중 하나인 명대 토목의 변이 일어난 실제 장소 장자커우 토목보(土木堡) 유적에 다녀왔다. 요약하면 명나라 정통제가 탐관오리 환관한테 휘둘려서 몽골 오이라트 부에 포로로 잡힌 레전드 사건... ㅋㅋㅋ... 7월 6일 목요일 당일 딱 3시간 정도만 보고 바로 베이징으로 돌아와서 그날 저녁 친구가 회사 동료들과 함께 모여 법인카드로 사준 베이징 오리를 잡쉈다. 14:13 베이징 칭허 기차역(清河站)에서 출발 17:58 장자커우 화이라이 기차역(怀来站)에서 출발 11~12시 무렵 집에서 나와 기차역에 도착한 다음 직원에게 직접 왕복 표를 샀다. 택시 안에서는 여석이 많았는데 막상 역에 도착하니 실시간으로 매진이 되었다. 외국인이라 여권번호 등을 입력해야 해서 예매 기계로는 사지지가 않았다. ..
12년 전에 다녔던 곳들을 다시 방문하다 보면 12년 전과 지금의 나를 견주어 보게 될 때가 많았다. 그동안 12년 전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가 많이 있었다. 일단 이런 일을 하면서 돈 벌고 있을 줄 전혀 몰랐고 집을 마련했을 줄도 몰랐다. 이런저런 좋고 나쁜 일들을 겪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벌써 그것들마저 시간이 지나서 희미해질 줄은 더 몰랐다. 공부하는 외국어 개수가 늘어나고 학사학위도 추가하게 될 줄도 몰랐으며 그때로선 딱히 생각 못했던 이런저런 취미들을 실행하고 있을 줄도 몰랐다. 영원할 줄 알았던 친구들과 자연스레 멀어져서 생각도 나지 않을지 상상 못했으며 12년이 지났는데도 반갑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 줄도 몰랐다. 나는 마치 그냥 그대로인 것만 같은데 인간사는 정말..
중국에 잘 다녀왔다. 가기 전에는 중국에서만 사용하는 앱을 세팅하고 이것저것 준비해야만 하는 것이 귀찮았지만 역시나 너무나도 과분한 환대를 받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구경도 부지런히 다니고 재밌게 놀다 오긴 했다. 나는 중국은 관광 자원이 넘사벽이고 사람들도 시원시원 통쾌하고 일단 적응만 하면 철도나 통신 등 인프라도 잘 되어있는 나라라 호감을 갖고 있는데도 몇 년 사이 상당히 삼엄해진 인민통제는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도 너무나 재미있는 나라이나, 외국인 자유 여행은 좀 귀찮다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 일단 비자가 비싸다. 나는 1달짜리 단수 여행비자 발급을 여행사 대행을 시켜서 받는 데 11만원이 들었고 물론 증명사진 찍는 비용은 별도였으며 지문을 찍으러 충무로에 평일 낮시간에 한번 ..
이번 출장은 내 업무도 아닌데 여러 가지 상황에 떠밀려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갑자기 가게 되었다. 그래서 출장 때 주말 근무하는 것에 대한 대체휴가를 미국에서 보내기로 하였다. 물론 그 기간의 비용은 내가 내야 한다. 원래 노란 표시 두 군데만 딱 보고 싶어서 이런 일을 꾸몄지만 나는 추후 미국 동부까지 관광하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그래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이번에 뽕 뽑고 싶어졌고 짧은 일정뿐이라 대략적인 계획을 해야 했다. 지금 베이징 출발 이틀 전인데 이거 생각해야 해. 왜냐면 베이징 갔다오자마자 출장 가야 되거든... 7월 19일 (수) 미 서부 → 뉴욕 이동 록펠러 센터 전망대 탑오브더락 (빅애플패스에 방문 3일 전까지 예약 확정 필요) 7월 20일 (목)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중국 여행 준비하다가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아서 글을 남긴다. 나는 여행 계획을 빡빡하게 짜고 이것저것 자질구레한 모든 것을 신경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2023년 6월 현재 중국 여행은 그런 것을 강제하는 것이 확실하다. 기존에는 비자 준비만 조금 번거로웠을 뿐이지 준비할 것이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비자, 결제, 교통, 통신, 관광지 예약, 숙박, 출입국 절차... 그냥 여행의 모든 절차에 태클이 걸리는 너무 번거로운 나라다. 그리고 귀찮음이 증가한 그 이유가 바로 기술 발전 때문이라는 것이 킬 포인트라는 점에서 기괴함의 극단이다. 중국은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스마트폰이 보급되었다. 2011년에 중국에 갔을 때만 해도 피처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핀테크 결..
어제 기말고사가 끝났음. 어제 하루종일 놀아서 피곤해 죽겠고 시험 채점은 벌써 완료가 되었더라. 이렇게 빨리 채점되는지 5학기만에 처음 알았음. 공부까지만 열심히 하고 성적은 내 손을 이미 떠난 일이므로 관심이 별로 없었다. 현재까지 낸 과제와 친 시험 등등 모두 점수가 다 매겨져 있으므로 최종 학점을 예상해볼 수 있다. 초급한문 A+ 일본학개론 A+ 일본의소설 B+ 중급일본어활용 A0 데이터마이닝 B+ 지난 두 학기 연속으로 올 A였는데 이번엔 깨졌음. B 받은 과목들은 난이도가 높아서 공부가 매우 벅찼다. 낙제만 피하자는 게 목표였는데 B+로 완주한 게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정말 고생했다. 난 진심으로 나를 존경해. 진짜 직장생활 하면서 방송통신대 복수전공 하면서 5학기째 꾸준히 다니면 근성 ..
아침에 유튜브에 띠용? 상하이 여행 브이로그가 뜨는 것이 아닌가. 올해 초에 패키지 여행만 풀린 줄 알았는데 개인 자유여행도 되는 모양이다. 바로 예매했음! 마침 7월 휴가 때 뭘 해야 되나 고민 중이었음 땡볕에 여행가고 싶은 곳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길래 걍 집에서 다리 긁을려고 했는데 베이징은 절대 못참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 가는 소감. 0. 작년에 위챗 계정 잃어버리기 전에 최대한 연락처를 백업해 놓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1. 비자 발급이 더 귀찮고 비싸짐 대행을 시켜도 직접 지문 등록을 하러 충무로에 다녀와야 되는 절차가 있음 2. 베이징 숙소 심하게 비쌈 무슨 도미토리 침대가 9박에 40~50만원?! 이게 최저가임 ㅋㅋ 나머지는 전부 백만원대임 미쳤다 ㅋㅋㅋ 친구한테 왜 이렇게 비..
https://youtu.be/xU-zhajzad4?list=PL7yjQCiqNkiLBPBmjFWMsEtmFiS6O8Sfr 요 며칠 유튜브를 보다가 Vir Das라는 인도 코미디언을 알게 됐다. 최근에 북미 정치 코멘터리 유튜브 영상을 몇 개 보다가 wokeism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PC주의를 요즘 wokeism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런 단어가 새로 생겼다니. 뭔가 모르는 게 많은 듯 하여 wokeism에 관한 비디오를 몰아서 찾아보다가 세상이 너무 암울한 것 같아서 울적해졌다. 그러다가 Vir Das의 이 영상을 보게 됐다. 강력 추천한다. 아니 무조건 봐야 한다. 이 사람 천재다. 1천만 조회수를 넘길 만하다. 내 생각과 너무 비슷해서 반가운데 정말 쉽고 재치 있게, 매우 호소력 있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