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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12년 전에 다녔던 곳들을 다시 방문하다 보면 12년 전과 지금의 나를 견주어 보게 될 때가 많았다. 그동안 12년 전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가 많이 있었다. 일단 이런 일을 하면서 돈 벌고 있을 줄 전혀 몰랐고 집을 마련했을 줄도 몰랐다. 이런저런 좋고 나쁜 일들을 겪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벌써 그것들마저 시간이 지나서 희미해질 줄은 더 몰랐다. 공부하는 외국어 개수가 늘어나고 학사학위도 추가하게 될 줄도 몰랐으며 그때로선 딱히 생각 못했던 이런저런 취미들을 실행하고 있을 줄도 몰랐다. 영원할 줄 알았던 친구들과 자연스레 멀어져서 생각도 나지 않을지 상상 못했으며 12년이 지났는데도 반갑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 줄도 몰랐다. 나는 마치 그냥 그대로인 것만 같은데 인간사는 정말..

중국에 잘 다녀왔다. 가기 전에는 중국에서만 사용하는 앱을 세팅하고 이것저것 준비해야만 하는 것이 귀찮았지만 역시나 너무나도 과분한 환대를 받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구경도 부지런히 다니고 재밌게 놀다 오긴 했다. 나는 중국은 관광 자원이 넘사벽이고 사람들도 시원시원 통쾌하고 일단 적응만 하면 철도나 통신 등 인프라도 잘 되어있는 나라라 호감을 갖고 있는데도 몇 년 사이 상당히 삼엄해진 인민통제는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도 너무나 재미있는 나라이나, 외국인 자유 여행은 좀 귀찮다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 일단 비자가 비싸다. 나는 1달짜리 단수 여행비자 발급을 여행사 대행을 시켜서 받는 데 11만원이 들었고 물론 증명사진 찍는 비용은 별도였으며 지문을 찍으러 충무로에 평일 낮시간에 한번 ..

이번 출장은 내 업무도 아닌데 여러 가지 상황에 떠밀려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갑자기 가게 되었다. 그래서 출장 때 주말 근무하는 것에 대한 대체휴가를 미국에서 보내기로 하였다. 물론 그 기간의 비용은 내가 내야 한다. 원래 노란 표시 두 군데만 딱 보고 싶어서 이런 일을 꾸몄지만 나는 추후 미국 동부까지 관광하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그래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이번에 뽕 뽑고 싶어졌고 짧은 일정뿐이라 대략적인 계획을 해야 했다. 지금 베이징 출발 이틀 전인데 이거 생각해야 해. 왜냐면 베이징 갔다오자마자 출장 가야 되거든... 7월 19일 (수) 미 서부 → 뉴욕 이동 록펠러 센터 전망대 탑오브더락 (빅애플패스에 방문 3일 전까지 예약 확정 필요) 7월 20일 (목)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중국 여행 준비하다가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아서 글을 남긴다. 나는 여행 계획을 빡빡하게 짜고 이것저것 자질구레한 모든 것을 신경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2023년 6월 현재 중국 여행은 그런 것을 강제하는 것이 확실하다. 기존에는 비자 준비만 조금 번거로웠을 뿐이지 준비할 것이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비자, 결제, 교통, 통신, 관광지 예약, 숙박, 출입국 절차... 그냥 여행의 모든 절차에 태클이 걸리는 너무 번거로운 나라다. 그리고 귀찮음이 증가한 그 이유가 바로 기술 발전 때문이라는 것이 킬 포인트라는 점에서 기괴함의 극단이다. 중국은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스마트폰이 보급되었다. 2011년에 중국에 갔을 때만 해도 피처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핀테크 결..

어제 기말고사가 끝났음. 어제 하루종일 놀아서 피곤해 죽겠고 시험 채점은 벌써 완료가 되었더라. 이렇게 빨리 채점되는지 5학기만에 처음 알았음. 공부까지만 열심히 하고 성적은 내 손을 이미 떠난 일이므로 관심이 별로 없었다. 현재까지 낸 과제와 친 시험 등등 모두 점수가 다 매겨져 있으므로 최종 학점을 예상해볼 수 있다. 초급한문 A+ 일본학개론 A+ 일본의소설 B+ 중급일본어활용 A0 데이터마이닝 B+ 지난 두 학기 연속으로 올 A였는데 이번엔 깨졌음. B 받은 과목들은 난이도가 높아서 공부가 매우 벅찼다. 낙제만 피하자는 게 목표였는데 B+로 완주한 게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정말 고생했다. 난 진심으로 나를 존경해. 진짜 직장생활 하면서 방송통신대 복수전공 하면서 5학기째 꾸준히 다니면 근성 ..

아침에 유튜브에 띠용? 상하이 여행 브이로그가 뜨는 것이 아닌가. 올해 초에 패키지 여행만 풀린 줄 알았는데 개인 자유여행도 되는 모양이다. 바로 예매했음! 마침 7월 휴가 때 뭘 해야 되나 고민 중이었음 땡볕에 여행가고 싶은 곳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길래 걍 집에서 다리 긁을려고 했는데 베이징은 절대 못참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 가는 소감. 0. 작년에 위챗 계정 잃어버리기 전에 최대한 연락처를 백업해 놓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1. 비자 발급이 더 귀찮고 비싸짐 대행을 시켜도 직접 지문 등록을 하러 충무로에 다녀와야 되는 절차가 있음 2. 베이징 숙소 심하게 비쌈 무슨 도미토리 침대가 9박에 40~50만원?! 이게 최저가임 ㅋㅋ 나머지는 전부 백만원대임 미쳤다 ㅋㅋㅋ 친구한테 왜 이렇게 비..

https://youtu.be/xU-zhajzad4?list=PL7yjQCiqNkiLBPBmjFWMsEtmFiS6O8Sfr 요 며칠 유튜브를 보다가 Vir Das라는 인도 코미디언을 알게 됐다. 최근에 북미 정치 코멘터리 유튜브 영상을 몇 개 보다가 wokeism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PC주의를 요즘 wokeism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런 단어가 새로 생겼다니. 뭔가 모르는 게 많은 듯 하여 wokeism에 관한 비디오를 몰아서 찾아보다가 세상이 너무 암울한 것 같아서 울적해졌다. 그러다가 Vir Das의 이 영상을 보게 됐다. 강력 추천한다. 아니 무조건 봐야 한다. 이 사람 천재다. 1천만 조회수를 넘길 만하다. 내 생각과 너무 비슷해서 반가운데 정말 쉽고 재치 있게, 매우 호소력 있게 말한다..

는 바로 칼림퐁에서 만난 셰르파 아주머니다. 이 분은 러시아 친구 알렉산더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알렉산더가 가보라고 추천해준 곳에서 근무하고 계신 분이다. 나는 인도로 출발하기 전에 미리 메일을 보내뒀었는데, 마침 칼림퐁에 도착한 순간에 딱 답장을 주셔서 운좋게 그날 만나뵈었다. 찾아가는 길이 조금 어려웠는데 전화번호도 따로 알려주셨다. 전화로도 야무지게 안내해주신 덕분에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찾아갔더니 장소를 잘 소개해 주시고 하루종일 머물 수 있도록 해주셨다. 그곳의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평화로운 분위기와 아주머니의 유쾌함이 좋았던 나머지 칼림퐁 일정을 하루 추가해서 또 찾아갔다. 원래 칼림퐁은 당일 하루만 보려고 생각했던 곳이다. 절묘한 타이밍에 온 답장이 아니었다면 아마 칼림퐁이라는 곳 자체..

저는 실크로드에 대한 관심의 일환으로 중국과 인도의 석굴 사원에 흥미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 때문에 올해 2월 뭄바이를 비롯한 인도 마하라슈트라 여행을 짧게 다녀오면서 최대한 많은 석굴을 보려고 했습니다. 이번에 미처 다 못 본 것이 있기 때문에 또 갈 수도 있어서 후일을 위하여 기록을 남겨 둡니다. 혹시 같은 곳을 방문하게 될 분들이 있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왜냐면 가기 전에 정보가 없어서 좀 막막했거든요. 물론 일단 가서 발부터 떼면 다 답이 나오긴 합니다만 ㅋㅋ 어쨌든 결론은 1주일새 석굴만 9개를 가는 파워 관광을 했었는데 좀 물렸습니다. 만약 석굴의 정수만을 고르고 골라야 한다면 정석대로 아우랑가바드에 가서 1. 아잔타 2. 엘로라 보시기를 가장 추천드립니다. 뭄바이에선 다른 할 것이 매..

2014년 여름에 모스크바의 니콜라이 고골 박물관에서 알게 된 러시아 친구가 있다. 말이 친구지 나보다 십수 년 연장자다. 그해 겨울에도 모스크바에 또 가는 바람에 이제까지 두 번을 만났다. 이 분은 인도학을 전공한 분으로, 저번 겨울에 콜카타에 갔을 때 아시아틱 소사이어티에서 이 분의 박사논문이 출판되어 있는 것도 보았다. 근데 인도 철학에 대한 내용으로 내가 전혀 읽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사지는 못했다 ㅋㅋㅋㅋㅋ 이 분은 현재 오로빌리언이다. 그리고 예전부터 한국의 약간 마이너한 예술 영화를 은근히 즐겨 보셨던 것 같다. 옛날에 취화선을 정말 감명깊게 봤었는데 오로빌의 영화 동아리에서 상영할 예정이라고 하셨다. 상영회를 앞두고 내게 특별히 부탁을 하셨다. 취화선을 한번 보고 영화, 배우, 감독에 대..